사실 본 글을 처음 기획했을 때는 예전 예비군과 지금 예비군의 변화된 점, 차이점등을 조사하고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었지만. 이런 실태를 보니 원인 규명과 개선안 제시가 더 시급하다는 생각에 글의 주제도 바뀌었다.

 

 

국방부에서는 2015년을 기점으로 예비군 제도를 대규모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부대에서 부분적으로 시행 중이며, 김해예비군훈련장 역시 하반기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훈련 일정을 예비군훈련생들이 직접 일정을 짜고, 전자기기를 통해 동영상 시청을 한 뒤 조교와 교관에게 평가받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자의 친구는 창원에서 예비군훈련을 받았고, 바뀐 시스템을 경험했다. 바뀐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렇게 해봤자 군대다. 꽉 막힌 동네에서 뭘 하든 소용없지. 우리끼리 훈련 다 짜놔도 오후에 자기네들 마음대로 배치시키더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바꾸겠다고 발표한 사안이 어떠한 사정 때문인지 지켜지지 않은 것.


군대에 대해 좋게 치장해서 말하면 '규율이 살아있는 군 문화'라고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고집만 가득한 악폐습의 집합 공간이다. 


필자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예비군들은 예비군훈련에 대해 부정적이다. 물론 개인의 시간을 빼앗기며 군복을 입고 정해진 훈련을 소화한다는 것이 싫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혐오감이 예비군에는 있다. 무엇이 예비군을 기피하게 만드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은 예비군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을 싫어하는 게 아닐까 싶다. 필자는 현재 예비군의 안 좋은 모습은 전적으로 국방부의 잘못이라고 판단한다. 조직 경영능력의 부족이다. 신뢰를 받지 못하면서 책임과 의무만을 강요한 결과물이다.



예비군 복장 규정 완화, "전투모 없으면 사라"


 

군에서 잘못한 일이야 일일이 세기 힘들 수준이지만, 당장 생각나는 한 가지를 꼽자면 예비군 훈련 복장 규정 완화사건이 떠오른다. 지난해 4~6월 쯤 국방부에서 예비군 훈련 복장 규정을 완화했다. 전투모를 착용하지 않아도 훈련장에 입소 가능하다. 전투모를 지참하지 않은 채 훈련에 참석해달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혹시나 싶어 전화로 문의를 했고, 이제는 전투모가 필요 없으며 앞으로도 쓸 일이 없다고 동대 관계자는 설명했었다. 앞으로 쓸 일이 없어진 전투모를 그대로 헌 옷 수거함에 넣었었다.

 

하지만 8월 무렵, 향방작계를 간 필자에게 군 관계자는전투모를 지참해라며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이에 대해 따지는 이들에게 전투모 없으면 입소가 불가능하다없다면 군장점에서 구입해라는 어처구니없는 응답을 했다.

 

현역일 때엔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군의 지시에도 어쩔 수 없이따라야 했던 사람들이 예비군이 돼 불만을 터트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귀찮아서라고 하기에는 그들의 모습은 심각할 정도로 망가져있지 않나(보통 지나가는 사람에게 같은 일을 하라고 하더라도 예비군보다 제대로 한다).

 

모든 것을 국방부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병사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시점에서 아웃이다심지어 사회의 눈도 차갑다. 얼마 전 이슈가 됐던 '지하철 예비군' 사례가 대표적이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100번도 더 파산했으리라


훈련 시스템을 바꾸는 등의 시도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 ‘신뢰받을 수 있는 군이 돼야 한다. 이미 군인의 신분을 벗어던진 예비군에게는 군대의 엉망진창인 명령체계가 통하지 않으니까. 부디 멈춰있는 국방부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



병사들이 곡괭이, 삽질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간부로 추측되는(구형 군복 착용) 군인이 농땡이를 치고 있다.



덧붙이자면 예비군의 모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한결같다. 미디어에서 말하는 '달라진 예비군' 등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예비군의 시스템·제도에 대한 변화를 넘어,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2015/03/29 - [후기] - 예비군 훈련, 김해예비군훈련장을 가다 #1


2015/03/29 - [후기] - 예비군 훈련, 김해예비군훈련장을 가다 #2


Posted by 개척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