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저녁부터 시작해 식기는커녕 활활 타오르는 주제가 있습니다. 무엇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번 사태의 한가운데에는 ‘메갈리아’가 있죠.    

 

넥슨에서 퍼블리싱 하는 게임 ‘클로저스’에 신규 여성 캐릭터 출시 계획이 잡혀있었는데요. 해당 캐릭터의 성우를 맡았던 김자연 성우가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에 후원하면 받는 티셔츠를 자신의 트위터에 ‘인증’한 게 사건의 발단입니다.


문제가 불거진 후 클로저스 유저를 비롯한 ‘메갈리아’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이들은 김자연 성우의 행동에 대한 비판과 넥슨에 항의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 날인 19일, 넥슨은 해당 캐릭터의 음성을 삭제하고 성우를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김자연 성우 역시 개인 블로그를 통해 입장 표명을 했습니다.


‘회사 측은 저를 많이 배려해주었다. 지난달쯤 녹음을 마쳤고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  

http://blog.naver.com/knknoku/220766463634



이렇게 일단락될 것 같은 사태가 더 번진 것은, 이번 김자연 성우의 하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있겠지만 유독 눈에 띄는 그룹이 있습니다. ‘웹툰작가’인데요. 네이버, 다음, 레진코믹스··· 여러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웹툰 작가들이 김자연 성우를 하차시킨 넥슨을 비판하고, ‘넥슨 보이콧’을 선언합니다.


자연히 이들은 ‘메갈리아’ 논란에 비판했던 기존 클로저스 유저들을 비롯, 메갈리아에 비판적인 네티즌들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개인의 사상으로 김자연 성우의 목소리를 삭제한 것이 잘못된 것인지, 혹은 넥슨은 퍼블리셔로서 유저들의 여론을 받아들였을 뿐인 당연한 행동인지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대화 과정에서 눈을 의심할 단어들이 트위터를 통해 쏟아져 나옵니다.          


0123



이로 인해 네티즌들은 '김자연 성우를 옹호한 작가' 리스트를 짜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작가의 작품 평점을 깎는가 하면, 집단 환불 및 탈퇴 사태가 벌어지는 중입니다. 웹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레진코믹스 탈퇴 인증을 하면 베스트 게시글로 만들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요.   


처음에는 메갈리아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작가들을 비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독자를 무시하는, 프로의식이 결여된 작가들에 대한 반발이 주된 요인입니다.   




심지어는 평소 웹툰을 즐겨보던 독자들이 스스로 “웹툰 규제를 강화해 달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웹툰 산업의 성장을 위해 규제를 반대해왔으나, 자정능력이 없는 시장에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7/21/story_n_11125794.html


메갈리아로 비롯해 웹툰 시장의 규제까지. 더 놀라운 건 아직도 끝아 아닌, 과정일 뿐이라는 건데요. 과연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갈지가 궁금하네요.



--------------------------------------------------------


ps. 이번 건으로 김자연 성우를 옹호하는 논평을 낸 정의당(정확히는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은 논평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당원들의 반발로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이 후끈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당원들의 의견에 당이 피드백을 내놓지 않자 탈당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당 내부에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자는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7/22/story_n_11126824.html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의 인터뷰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html?bbs_code=JS1

정의당 당원게시판

Posted by 개척늘보
,

총선 시기가 다가오면서 곳곳이 시끌시끌하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물론이고, 길을 가다가도 선거 관련 현수막이 보인다. 가끔이지만 유세를 하는 후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덕분인지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듯하다. 평소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던 내 주변 사람들도 정당이나 특정 후보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대부분이 정치 관련 용어·소식을 모르다 보니, 이야기를 하다 막히는 부분에서는 네이버나 구글, 위키의 도움을 받아 풀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한 번 나온 이야기들은 점점 깊이 들어가게 되고, A그룹에서 해소되지 않은 주제에 대해 B그룹으로, B그룹에서도 안 되면 C그룹으로 확장해갔다. 결국에는 정당이란 무엇인가’, ‘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야당을 하나로 볼 수 있는가따위의 주제로 발전했다. 그러면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끈덕지게 물어봤지만, 만족할만한 답은 얻지 못했다.

 

그중 하나가 야권 단일화.



오마이뉴스 사진.



기본적으로 진보적인 스탠스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분위기다. 진보/보수를 떠나, 여당이 보수 성향의 정당이다 보니 진보 성향 지지자들은 '승리'를 위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논지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정치는 결국 어느 정당이 의석을 많이 차지하느냐 싸움이라며.

 

이 말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노선이 다른 것처럼, 야당끼리의 노선도 제각각이다. 애초에 노선이 같다면 여러 개의 정당으로 나뉠 필요도 없지 않나. 정당이 다르다는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목적지가 다른데 한 택시를 타서 무엇하느냐는 생각이 든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모 정당들을 보면, 목적지가 다름을 알고 하차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다시 합당하자는 얘기가 무척 못마땅하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정치를 아는사람들은 순진하다고 한다. 그래서는 이기질 못한다고.

 

이렇게 흘러가면 진전없는 대화에 지쳐 지금 얘기하는 게 정치냐, 패싸움이냐?’ 라고 비꼬아버리게 된다.

 

뭐가 중요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새누리당을 견제하는 것과 2. 자기(정당) 정치를 하는 것. 둘 중 무엇이 중요하고, 선택함에 따라 어떤 결과가 올지를.

 

독주는 위험하다. 새누리당이 독주하는, 180석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분명히 견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위해 '합당이나 단일화만 추구하다 보면, 자기 목적지도 잃어버리지 않을까?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기사

Posted by 개척늘보
,
여전히 '알파고'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인데요. 여러 곳에 비유도 되고 신조어도 생기고 있네요.

아직까지도 미디어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했다', '두려운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따위의 말을 전하곤 하는데요.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게 있습니다.

알파고는 만화나 소설,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과는 다릅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나 만화 또봇의 로봇들 같은 인공지능의 형태를 '강 인공지능(Strong Ai)'이라고 부른답니다. 자아를 가지고 사고를 하는 인공지능이죠. '감정을 지닌 로봇'이라고 하면 쉽게 와 닿을 거 같네요. 아마 대중들이 인식하는 '인공지능'은 이것에 가까우리라 추측합니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인공지능은 현시점에서는 '판타지'입니다. 공상이죠. 알파고는 강 인공지능이 아닌, 약 인공지능(Weak Ai)라는 걸 확실히 해야 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강인공지능 '스카이넷'. 알파고는 스카이넷이 아니다.



단순하게 '인간의 지능을 필요로 하는 일을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게 되면' 인공지능으로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를 할 수 있어야' 인공지능으로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입니다.
- datanews 칼럼, 인공지능(AI)의 반란, 과연 가능할까① '인공지능과 자아에서



"약 인공지능이라는 게 뭐, 이세돌 이겼잖아. 충분히 대단한 거지"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알파고가 별것 아니라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분명 대단한 일이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멀었다'고 하는 기술이었죠. 하지만 바둑이라는 게임은 결국 계산 싸움입니다. 인간의 직관, 창의성 등은 계산능력이 부족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압도적인 계산능력이 있다면 직관이나 창의성은 필요치 않은 게임입니다.

알파고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마냥 스스로 사고해서 작동하는 인공지능, '음, 여기 두면 악수처럼 보여서 이세돌이 흔들리겠군. 여기 뒀다가 이러저러해서 이겨야지!' 하는 게 아닙니다. 자아를 지니고 사고하며 결정을 하는 게 아닌, 계산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죠. 약 인공지능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물론 대중이 '강 인공지능, 약 인공지능'까지 신경쓰면서 조심스레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처럼 다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조금이라도 조사를 하고, 이를 분석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그러고 있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판타지를 쓰는 매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방송 중계나 대국이 끝난 뒤 지상파 뉴스들도 그랬고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가지고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날이 머지않았다'라니...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다 보질 못하고 꺼버렸습니다. 저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보면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봤는데, 많은 분들은 마치 그 가능성이 현실화 되거나 근시일 내에 닥칠 거라고 두려워하는 것 같아 묘하더군요.

드라마 <이산>에 나오는 가마꾼. 자동차라는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겼습니다. 안타깝네요.


결론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오기는 한-참이나 멀었다는 것,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2020년에 제가 쓰고 있는 허접하나마 '주관'이 담긴 글을 쓰는 인공지능이 개발되리라곤 생각치 않거든요. 만약에 그런 인공지능이 개발된다면 그 친구의 몸값은 적어도 제 수십 배에는 달할 테니 제 일자리를 위협하지도 않을 테고요. 그러니 제발 알파고 vs 이세돌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기계에는 기계의 영역이 있고, 사람에는 사람의 영역이 있습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계가 사람의 영역까지 확장되는 건 당연합니다. 당장 우리가 기계로 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과거엔 '사람의 영역'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소식을 전하려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손쉽게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일일이 편지를 보내야 했습니다. 그 편지를 보낼 때도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는 배를 타고, 말을 타고, 심지어는 걸어서 옮겼죠. 이것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비논리적인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미래가 올 거다~'하는 기사괴담을 포털사이트 검색어 기사. 어뷰징랑 동급으로 봅니다. 둘 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흥미를 이끌어낼 뿐이거든요. 오히려 대부분의 어뷰징이 현실을 기반으로, '소설'을 쓰는 건 아니라는 면에서 어뷰징이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적어도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거다'는 말들은 강 인공지능이 출현할 기미가 보일 때, 그때 활발히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적당히 해야 농담이지...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절치 않은 사례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1. '알파고'를 신격화하는 누군가들과 얘기하다가 갑갑해서 쓴 글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일 뿐, 제 주변인과는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2. 본문에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거다'는 식의 기사]라고 했지만, 이는 지상파의 알파고 대국 중계나 이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괴담성 기사'를 표적으로 한 것입니다. 비슷한 주제로 훌륭한 분석 기사가 많은데, 이런 기사들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글을 쓰는 데 도움을 받은 글들

인공지능의 승리가 두려운 이들을 위한 위로

Posted by 개척늘보
,

저는 스스로는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합니다. 국제테러의 위험이 커지는 현 상황에서 테러 새로운 대테러 관련 법안,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기 위해 국정원이 위험인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는 야당 의원들의 행위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2조 3항, '테러위험인물' (중략) 의심할 상당의 이유가 있는 자를 말한다


'테러방지법을 이용해 사사로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특정인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테러'라는 표현을 해석하는 데 있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테러'를 정의하는 2조 3항에서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합니다.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것은 너무 모호하죠. 이를 담당하는 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견제, 감사, 감찰하는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2. 7조, 대테러 인권보호관 1명을 둔다, 인권보호관의 자격/임기 등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의 내용과 연계되는 내용입니다. 


7조에서는 '관계기관의 대테러활동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방해 방지를 위해 대책위원회 소속으로 대테러 인권보호관 1명을 둔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규모나 구체적인 활동 내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권보호단 1명'을 둔다는  내용에 공감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그 1명을 두는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기관이 제대로 운영되는 지에 대한 감시자로서 법안 통과 이전 단계에서 인권보호단의 자격이나 역할, 임기 등을 명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기관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임을 우려하는 것이고, 이에 대해 '법안 통과의 반대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기관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때의 대책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또한 다수 국민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태에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주관적인 글에 더욱 주관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현재 반대를 하는 야당은 '왜 반대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확실한 생각과 근거를 말하고 있죠. 하지만 정부와 여당에서는 그런 야당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야당이 '독소조항'이라고 말하는 조항이 왜 필요한지를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테러방지법은 악법이 아닙니다. 국정화교과서때와는 달리 말입니다. 국민의 개인정보를 열람함으로써 테러를 막을 수 있다면 정보 열람권을 줘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는 제 개인의 생각일 뿐이고, 다수 국민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특정 기관에 노출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논의할 여지가 많은 사안입니다. 이런 논의조차 무시하고 법안을 마련해야할만큼 시급한 법안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해당 법안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개척늘보
,

글쓰기를 할 때 개인적인 생각을 강조·나열하는 버릇이 있다. 이런 버릇은 글로 사람들과 만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기사’를 써야하지만 ‘논설문’처럼 개인적인 주장글이 되버리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서평’을 작성해야 하지만 ‘독후감’을 작성하기도 했다. 서평과 독후감을 명확하게 구분 짓지 못한 것과 다른 서평을 소홀히 봤기 때문이다.


독후감과 서평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독후감(讀後感)이란 한자어 자체를 풀이해보면, ‘책을 읽은 감상’ 정도가 된다. 주관적인 감상이 주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서평(書評)은 책에 대한 평가를 다룬 글이다. 객관적인 도서 정보와 비평의 기능을 동시에 담는 것이 특징이다. 보다 간단히 정의하면 “책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에 자신의 느낌과 평가를 덧붙이는 글” 정도가 된다. - 네이버 블로그 「글쓰는 도넛」, [서평잘쓰는법] ⓷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


서평은 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담고,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줄거리의 나열이나 요약본이 아니고, 개인의 ‘감상’을 말하는 독후감도 아니다. 서평을 읽는 독자들이 이 책에 대해 궁금한 것, 이 책을 독자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 등을 분명하게 언급하는 게 서평의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정리해봤다.


첫 번째, 글쓰기는 읽는 이의 입장에서 써야한다. 본인이 많은 정보·지식을 알고 있더라도 읽는 이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이를 위해선 객관적 사실을 전한 뒤 개인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쉽게 풀어쓴 표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 글에 있어서 ‘제목’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특히나 인터넷에서의 글은 제목을 통해 읽혀지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읽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제목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글의 내용이나 주제를 함축하는 제목이라면 더 좋다. 물론 제목을 통한 ‘낚시성’ 글은 경계해야 한다.


세 번째, 글의 도입이 재밌어야 한다. 처음부터 재미없는 글은 읽히지 않는다. 후반부에 좋은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외면되기 십상이. 기본을 지키되 지루하지 않는, 매력적인 첫 문단을 작성해야 한다.


책에 대한 객관적인 요소는 책 제목, 저자명, 저자의 이력, 도서 분야(장르), 출판사명, 출간년도, 작품 배경, 출간 경위 등이다. 신문에서 책을 소개하는 북섹션 기사들은 이런 내용을 소개한다고 한다.


그간의 글이 사적인 독후감이었음을 인지하고, 이후 서평 작성에 있어서 위의 사항에 맞추어 글을 작성해야겠다. 

Posted by 개척늘보
,


세일러복을 입고 있는 친숙한 캐릭터들.



“세일러복은 여학생 교복 아닌가요?”

 

거리를 걷다 보면 ‘특이한’ 옷을 입고 지나가는 군인들이 있다. 물론 군복이야 다 특이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군대를 다녀온 필자에게도 특이하게 보이는 옷이 있다. 바로 ‘세일러복’이다. 항상 지나쳐 갈 때마다 시선을 빼앗는 복장. 거기에 세일러복이라는 이름을 부르면 더 눈길이 간다. 어린 시절 TV로 보던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이 떠오르는 것은 필자뿐이려나…

 

오늘도 점심을 먹고 길을 지나던 중 ‘세일러복’을 입고 지나가는 해군을 봤다. 그리고 자연스레 의문이 든다. ‘왜 해군은 저런 복장을 하는 걸까?’ 서양의 뱃사람들이 세일러복을 입는다는 게 떠오르기는 했지만 확실치 않았다. 뽀빠이도 입던 세일러복, 그 유래가 궁금하다.

 

우리가 아는 세일러복은 19세기 서양 해군의 갑판에서 착용하는 제복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독특한 모양새에도 이유가 있다고 한다. 세일러복의 독특한 큰 옷깃은 갑판에서 바람 등의 영향으로 목소리를 듣기 어려울 때 옷깃을 세우고 대화를 하는 용도이고, 세일러복 앞쪽이 역삼각형 형태로 된 것은 바다에 떨어졌을 때 옷을 찢어 헤엄치기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전해지고 있다. 앞쪽 옷깃 장식된 스카프는 수병이 손수건 대신 사용한다고도 한다.

 

과거 바다를 제패했던 영국 해군의 영향을 받아 전 세계의 해군과 상선 등에서 채용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여러 국가들의 해군복으로 채택되고 있다. 미국·러시아·영국·독일·프랑스·러시아·일본 등. ‘해군이라면 당연히 세일러복이지’라는 이미지 탓일지, 미국의 영향일지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해군복 역시 세일러복이다. 북한의 인민군 역시 세일러복이다.


 최초의 세일러복이라고 알려진 영국 세일러복.

 

그렇다면 ‘바다 사나이’들의 옷인 해군복이 여학생들의 ‘세일러 교복’으로 변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왕세자 에드워드에게 세일러복과 같은 디자인의 아동복을 만들어 왕세자 에드워드에게 입혔다고 한다. 왕실 요트에 탑승한 승조원이 착용한 유니폼 형태가 마음에 들었다는 것. 이를 통해 영국에서는 아동복으로 세일러복이 유행했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여성들이 세일러복을 입었고 유럽 각국과 미국 등에서도 여성 의류의 유행 패션이 됐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세일러복 = 여학생 교복’으로 인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20세기 초부터 일본의 여러 학교에서 세일러복을 여학생의 교복으로 채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의 영향 때문인지 한국에서도 1980년쯤까지 세일러복을 여학생 교복으로 채택한 곳이 많다고도 한다.



세일러복은 단지 폼이나 잡으라고 주는 옷이 아닙니다. 고난과 파도와 싸우고 힘든 함정 생활 속에서도 전우애와 유머를 알고, 거기서 낭만을 찾는 옷이 바로 세일러복입니다. - 대한민국 해군 제 26대 참모총장 송영무 제독


: 묘한 상상이 이어지지만, 필자의 잘못된 사고방식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Posted by 개척늘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