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은 지역기자인 저자가 만난 인터뷰이 12명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이들은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둔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드러낼) 이들로서,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속 이야기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 책을 낸 김주완 저자는 현재 경남도민일보에 몸담고 있다. 1990년부터 지역신문 기자로 생활해온 인물이다. 경남도민일보의 구주모 사장은 그를 두고 김주완 국장은 일선 기자 시절부터 유독 인물에 관심이 많았다. 그것도 단순한 캐릭터 분석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이 지닌 삶의 궤적’-요즘 말로 하자면 인물 스토리텔링-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데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평가한다. 유독 인물에 대한 욕심이 많은 그가 지역에서 괄목할만한 활동을 하는 이들을 찾아 인터뷰했다.

 

 

책은 열두 명의 인터뷰를 한 책으로 엮어서 구성됐다. 강기갑 전 국회의원 강민아 진주시의원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고영진 전 경남도교육감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인권운동가 송정문 이재욱 전 노키아티엠씨 회장 인간문화재 조순자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눈에 띌 만한 행보를 이어온 이들이다.

 

이야기를 자연스레 털어놓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는 세간에 알려진 그들의 업적이 아니라 그들, 인터뷰이 자체를 파고든다. 정치가 강기갑이 아닌, 대기업 CEO 강병중이 아닌 인간 강기갑, 강병중을 살피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성공한 사람 10명을 인터뷰하면 성공한 사람 10명의 머리로 움직이는 사람이 된다. 10명의 성공 노하우가 담긴 책을 읽으면 그들의 성공 노하우가 나의 경쟁력이 된다.” - 10p

 

책의 머리말에 나오는, 10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김명수 인터뷰 전문기자의 말이다. 이 말처럼,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은 유명 인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보는 데에도 유용하겠지만, 그들의 삶을 살펴보는데 가장 적합하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소개된 만큼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자신이 아는 그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살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경남지역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지역에서 어떤 인물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볼 수도 있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도 좋지만, 많은 독자들이 이들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열두 고집을 통해 자신만의 고집(철학)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만나고 듣고 읽는 모든 게 그 사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

저자
김주완 지음
출판사
피플파워 | 2014-03-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유명하기에 오히려 잘 몰랐던 그들의 인생 비하인드 스토리경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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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 송건호그는 한겨레신문을 창간한 한국의 언론인이다. 1926년 9월 27충북 옥천군에서 3남 5녀 중 2남으로 태어난 그는 1953년 대한통신사 외신부 기자를 시작으로 <조선일보>, <한국일보>, <경한신문등을 거쳤다. 1969년 <동아일보>로 옮겨 1974년에 편집국장이 됐다그해 10월 동아·조선 기자들의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시작으로 일선 기자들의 언론 자유 수호 투쟁이 본격화 하면서 기자들을 대거 해직했는데송건호 선생은 이에 항의하며 취임 1년 만인 1975년에 편집국장직을 사임했다.

 

해직기자의 대부한국 언론의 사표민족지성 등송건호 선생을 부르는 별칭은 많다저자 김삼웅은 이런 송건호 선생의 일생을 추적하면서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했다김삼웅 저자는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제주4.3사건희생자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위원 활동 등일 한 인물이다.

 

2011년에 출간된 이 책에 대해 저자는 현 정부 들어 기회주의 언론인이 회사 이익을 위해 정부 입맛에 맞춰 기사를 쓰던 독재정권 때의 버릇이 다시 나오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평전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현직에 종사하는 기자들과 정부 및 관련단체에게 잘 좀 해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책은 여는 글과 프롤로그송건호 선생의 일생을 좇는 8개 장과 닫는 글로 구성됐다여는 글에서는 저자가 글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서 밝히고 있으며 프롤로그를 통해 송건호 선생에 대한 대략적인 평가와 그의 말을 정리했다본문 8장은 각 파트별로 송건호 선생의 지나온 길을 다룬다.

 

1. 민족의 암흑기에 태어나 성장하다

2. ‘언론독립군으로서 언론인 본연의 책무를 외치다

3. 오로지 언론에 살고 언론에 죽는 나는 언론인이다

4. 고단하고 험난한 단재의 길을 가다

5, 현대사를 연구하며 지식인의 책무를 다하다

6. 암흑천지 속에서 민족과 통일의 희망을 구하다

7. ‘피투성이 희망을 부여안고 광야로 나서다

8. 민주·민족·독립언론 창달의 밑거름이 되다

 

 

언론()의 책무는 사실을 보도하고 진실을 드러내며 시시비비를 엄정하게 가리는 일일진대 그 책무를 저버렸다면 이미 언론()이 아니라 협잡꾼에 불과하다.” - 22p

 

책을 통해 송건호 선생의 숱한 업적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해직기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거나 독재정권 당시 입각 제의가 들어왔지만 거절한 일해직 시절에는 지식인으로서 <민족지성의 탐구등 현대사 연구서를 내기도 한 일 등하나하나가 귀한 업적들이다그리고 이를 한데 묶어 그의 모습을 정의하는 데 위의 문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언론의 본질을 이야기하면서 언론과 언론인이 스스로 자성할 것을 요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국민들로부터 기자가 아니라 기레기로 불리는 지금에서일까이 말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곡필이 그 자신이 결코 곡필이라고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곡필일수록 대국을 논하고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고 때로는 민족주의와 헌법과 사회의 안녕질서와 반공을 내세우기를 잘 한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곡필도 사회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그 근거란 바로 반민주 부패권력이다곡필이 지식인 사회에서 그처럼 타기의 대상이면서도 곡필이 현실적으로 언제나 우세를 차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곡필이 사회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볼 때 현실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곡필도 논리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곡필을 경계해야 할 가장 큰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 107~108p, 송건호 선생의 <곡필언론사중 일부

 

송건호 선생은 곡필(사실을 바른대로 쓰지 아니하고 왜곡하여 쓰는 것)을 크게 경계했다저자는 언론인이나 지식인이라면 당연히 정론직필만 쓰는 줄 알았다그런데 청암의 글을 통해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의 추악한 뒷모습을 알게 되면서 정론과 곡필에 관심을 가지고 그에 천착했다고 말한다현재의 언론()들이 곡필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라면서 말이다.

 

 

송건호 선생은 한국 언론에서 빼놓을 수 없는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인물이다자연히 언론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이외의 '바른 삶'을 살아야 할 의무가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좋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성 언론인들에게 권하고 싶다사람은 교육과 환경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며언론 조직은 대부분 기성 언론인의 성향이 곧 그 조직을 결정하게 된다는 사견이다언론을 지망하거나 몇 년 되지 않은 기자들에게는 예방의 차원이 되겠지만기성 언론()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송건호 평전

저자
김삼웅 지음
출판사
책보세 | 2011-11-2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이 책은 청암 송건호 서거 10주기를 기념하며 그의 정론정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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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풍운아 채현국 - 김주완 기록


"노인들이 저 모양인걸 잘 봐두어라"


<풍운아 채현국>의 주인공인 채현국(79) 어르신은 한때 개인 소득세 납부액이 전국에서 열 손가락에 들었던 거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소득도 없는 신용불량자. 학원의 이사장이라고는 하지만 별다른 재산 없이 소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울의 오래된 주택이 있으나 양산 개운중학교 뒤편의 햇볕도 들지 않는 작은 골방에서 침대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그. 거부에서 신용불량자까지, 그의 삶이 궁금하다.

 


세상에서 채현국 어르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2014년 초 <한겨레>에 채현국 어르신의 인터뷰가 실리면서다. 이 인터뷰는 기사를 통해, 그리고 SNS로 확산되며 큰 파급력을 보였다.

 

이에 <풍운아 채현국>의 저자인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는 지역신문 기자로서 부끄러웠다. 내가 사는 이곳 경남 양산에 계시는 어른이 내 게으름 탓에 서울 매체를 통해 먼저 알려진 것이다며 반성하고, 채현국 어르신의 삶을 탐구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밝혔다. 인물 스토리텔링에 큰 관심을 보인 저자는 <열두 명의 고집 인생>으로 인터뷰를 한 이들의 삶을 책으로 묶어 낸 바 있다.

 

절대 훌륭한 어른이나 근사한 사람으로 그리지 말 것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한 채현국 어르신. 그렇게 저자는 총 네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마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6~7시간 이어졌다고 한다. 인터뷰를 묶어 탄생한 <풍운아 채현국>에는 그의 삶이 녹아져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눠져 있다. ‘1부 아버지 채기엽과 탄광사업 합류’, ‘2부 사업 성공과 정리, 친구들이 남았다’, ‘3부 비틀거리며 왔지만 그래도 수지맞은 삶’. 채현국 어르신의 삶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고도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어르신의 아버지인 채기엽 선생에 대한 조명과 어르신의 유년기, 학창시절과 구직활동을 했던 때를 그리고 있다.

 

채기엽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8년 상해까지 건너가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을 통해 독립투사들에게 원조를 한 어른이다. 귀국 후에는 무역이나 연탄공장을 차리는 등의 활동을 하다 흥국탄광을 건립해 굴지의 대광업가가 됐다.

 

채현국 어르신은 살 무렵에 아버지인 채기엽 선생이 떠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가난한 시절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라 어떻게든 버텼다는 어르신. 형님의 자살 등 아프지만 시간이 지났기에 담담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현재 마산에 위치한 경남대학교에 대한 일화도 담겨져 있다. 채현국 어르신은 흥국재단이 인수하고, 학내 문제 때문에 학교를 국립으로 만들기 위해 당시 문교부 장관이었던 문홍주 장관에게 넘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는 피스톨 박으로 유명한 박종규 씨에게 넘어갔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사업가채현국과 사업을 정리했던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한 채현국 어르신은 탄광업을 시작으로 조선소, 농장, 해운, 화학, 목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다. 아버지가 여러 사업들을 기획하고, 그 사업들을 채현국 어르신이 맡아 운영했다고 전한다. 이때의 사업들을 정리하지 않고 계속했다면 지금의 삼성, 현대처럼 큰 재벌이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번창하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함께 일을 하던 이들에게 모두 나눠주는 파격적인 일을 감행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당시 박정희 정권과 유착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하기 힘든 상황에 봉착했다고 정리하고 있다. 부인 되시는 분과의 로맨스도 간략하게나마 담겨있다.

 

 

3부는 어르신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인간 채현국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업을 정리하면서 주식까지 모두 나눠줬다는 어르신은 보증을 섰다가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말한다. 주식을 모두 처분했음에도 이름과 직책만은 그대로 있어 달라는 부하 직원의 요청을 들어준 채현국 어르신. 은행에서 어르신의 이름을 대 돈을 빌렸다가 결국엔 회사가 부도나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채현국 어르신은 신문·방송을 보지 않는다. “모든 신문에 공개되는 뉴스는 우리들의 사고방식을 조작하기 위해서이지 아닌 것은 뉴스에 내보낼 수가 없게 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래서 그 때부터 아예 신문을 끊었지.” 라는 대목이 있다. 전두환 정부 등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것을 알고 나서는 언론을 신뢰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다르거나 말거나 다 탄광에서 벌어서 나온 건데. 그런 이치를 따지면 남 못 돌려줘요. 몫도 한 몫만 먹고 두 몫 안 먹는 이유가 그랬어요. 나도 따로 한 몫하고 싶었지만, 그러다보면 못주게 됩니다. 하하.”

 

돈 버는 게 악이라는 게 아니고 돈 버는 것만이 가치라고 여기게끔 만드는 것이 악이라는 겁니다.”

 

다양한 가치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회.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는 계산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현재 사회에서 가치를 판단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척도가 되는 것은 일 것이다. 채현국 어르신의 말씀을 잘못 받아들이면 돈이 가지고 있는 가치 자체를 부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재화가 가치고 있는, 물질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최고로만 여기는 사람들의, 사회의 인식을 경계하고 있다. 내가 그만큼의 재산을 가졌더라면, 어르신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을까, 싶은 고민에 빠진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틀림과 다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틀리다는 말도 없다. 다른 게 있을 뿐이다. 정답은 없다. 해답이 있을 뿐이다.” 무척이나 공감한다.


 

누가 읽더라도 좋은 책이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 사회를 비판하는 적합한 사례가 될 수 있으니까. 어린 분들이 본다면 예방을, 나이든 분들이 본다면 반성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추천할만한 누군가를 굳이 고르라면 어른이 되어가는 30대의 분들께 권하고 싶다. 20세를 넘으면 성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미숙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두는, 그리고 앞으로 사회의 주축이 되어 활동할 30대의 분들이 채현국 어르신의 말씀을 접했으면 한다.

 

도서출판 <피플파워>, 12,000


풍운아 채현국 - 10점
김주완 지음/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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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를 읽고 독후감을 작성했었다첫 독후감은 책의 전체적인 내용과 개인적인 포부를 드러냈었다막연한 앞으로의 다짐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리고 한 달하고 조금 더 지나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의 서평을 작성한다


2007년에 출간된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됐고 저자는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다. 지방에 있는 언론사들의 현 모습과 저자가 몸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의 과제를 풀어놓고 있다.  창간부터 지금까지 쭉 경남도민일보에 몸담고 있는 저자는 책을 통해 언론이 가지고 있는 악폐습을 고발하고, 언론윤리가 바로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1. 내가 받은 촌지

2. 독점 깨진 서울 기자실

3. 연고와 인맥이라는 '괴물'

4. 똥인지, 된장인지 가려주는 보도

5. 지방분권사회와 그 적들

6. 조선일보 물먹인 객원기자

7. 동네신문에서 일하는 즐거움

8. 지역신문을 위한 십계명


책은 도입부부터 민감한 사항인 '촌지'를 다룬다. 저자도 촌지를 받은 적이 있으며, 언론계에서는 이러한 행태가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외에도 △기자실 문제 △왜곡보도의 사례 △선거보도의 문제점 △지방행정·지방분권·시민운동의 한계 △서울지역 언론의 지역보도행태 비판 등, 고쳐야 할 언론의 부족한 모습 등을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촌지를 받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제시한다기사에 영향이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촌지를 받았다가 그 사람에 대한 비판기사를 쓰기가 어려웠다는, 직접 경험한 사례를 털어놓았다.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우러난 말이다. 그 의도가 어떻든 간에 누군가에게 도움·사례를 받는다면그 사람(혹은 조직)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쓰기가 어렵다고 전한다. 기자도 사람이니까.


1장의 19~21페이지 '촌지 받는 사람의 방어기제'에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전하는 작은 정성까지 마다하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거나 "요즘은 선물이나 촌지를 받는 교사들이 거의 없으며, 혹 있다 해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이를  '방어기제'라는 정신분석 용어를 사용하며 비판한다. 결국은 촌지를 받는 이들의 자기변명이라는 것이다.


물론 촌지만이 기사를 작성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연고'나 '인맥'을 경계하고 있다. 학연·지연 등이 바른 기사 작성에 영향을 미친다. 책에서도 학연으로 뭉쳐진 대학의 '언론동문회'에 대해서 지적하기도 한다.


"연고주의를 배격하자면서도 「경남도민일보」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는 동창회나 향우회 소식이 매일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언론인들이 참석하는 각 대학의 '언론동문회' 소식은 사진까지 빠지지 않는다. 새해에는 이것부터 확 없애버리면 어떨까." -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87쪽


책을 통해 저자는 언론, 기자는 주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적'을 촌지나 연고, 그리고 세습되어 온 문제점들(기자실 문제, 서울 중심의 언론 등)이라고 지적한다. 



2007년에 출간된 책의 내용은 아직까지도 유용하다. 어찌보면 안타깝다고도 생각한다. 과거부터 문제시 되었던 사안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니까. 좋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마음 한편이 무거워지는 게 사실이다.


언론윤리, 기자윤리를 공고히 하는 것. 언론사와 기자로서 가장 기본이다.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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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단어. 매력적이지만 참 멀게만 느껴진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를 보면서 “나도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라거나 “학자가 될래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게 꿈일까?

 

스포츠 콘텐츠 기업을 창업해 ‘대표님’이 된 윤거일 씨. 창업 멘토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창원·부산의 다른 대표님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꿈을 물었다. 그렇게 완성된 책이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다.

 

책에서 소개되는 이들은 12명이다. 그리고 모두 여성. 예술·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2명의 여성 CEO. 이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책 속에 녹아있다.

 

이 책은 창업 지침서가 아니다. 창업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아름다운 성공 스토리를 그려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쓰라린 실패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캘리공장을 운영하는 캘리그라퍼 안다원 공장장은 자신의 경험을 말해준다. 판매용 티셔츠와 달력을 배낭에 담아 기념품점을 찾았다가 면박당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 그러면서도 다시 도전해서 이를 만회했다고 털어놓는다. 부산여행 잡지 ‘쇼부’를 발행하는 잡지 발행인 류지선 대표는 잡지를 발행하기도 전에 광고를 따내기도 했다.

 

“부산의 관광 정보를 담은 잡지를 만들 건데 어느 부분에 광고를 넣어주겠다고 당차게 말했어요.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주겠다며 설득했죠. 허술했지만 믿어주는 분이 있었어요. 너무 신기했죠. 그때 연을 맺은 고객사와 아직도 함께 하고 있답니다.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죠. 그런 광고 제안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겠어요. 내가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는구나 싶었죠. 진심과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면 눈빛에서 보이나 봐요.” -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 67p, 쇼부 류지선 대표.



잘 될거예요.

 


창업=대박’이 아니다. 실패의 위험은 취업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들이 창업을 결심한 이유.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이것이 책을 통해 저자나 인터뷰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취업대신 꿈을 창업했다>에서 말하는 꿈은 보다 현실적이다. 추상적이지도 않고 뜬구름 잡는 듯한 선문답도 아니다. 그래서 좋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반드시 봐야 할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또 12명의 대표들은 ‘대표’이기 전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캘리그래퍼, 음악치료사, 잡지 발행인, 패션 어드바이저, 쇼콜라티에, 플로리스트, 아나운서, 공연연출가, 파티플래너, 아트코치, 유리공예가, 문화카페. 이러한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이게 다가갈 것이라고 추측한다.

 

“대학 전공이 재미있었고 적성도 잘 맞았어요. 지금도 건축 전공을 살린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예전부터 평범하게 살아오면서 창업을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창업은 분명 특별한 일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는 거니까요.” -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 116p, 녹다 스튜디오 최혜정 대표.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 - 10점
윤거일 글.사진/피플파워



그냥 하고싶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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