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라 하믄 마산 아입니꺼 #2


경남의 재발견 해안편의 독서 후기다. 해안편을 통해 소개되는 경남의 지역들은 창원·마산·진해·통영·사천·거제·고성·남해·하동이다. 창원, 마산, 진해의 경우 통합 창원시로 합쳐졌지만  필자에겐 아직 창원은 창원, 마산은 마산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리고 사족을 덧붙이자면 고성이나 하동이 해안에 위치했다는 걸 몰랐다. “아니 얘네(?)가 바닷가에 있어?” 계속해서 가지게 되는 자기반성 시간.

 

본래 3부작으로 기획했으나 더 길어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해안편을 마산, 통영·거제로, 내륙편을 김해, 진주·양산으로 나누어 총 5. 혹은 독서후기의 후기까지 다루어 6편으로 늘어날 듯하기도 하다. 책에서 소개되는 지역을 단순히 정리하는 것보다는 내가 느끼는 그 지역의 이미지를 풀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앞선 내용은 전편(경남의 재발견, 지역을 좇다)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경남 지역의 해안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마산이 떠오른다. 남해나 거제, 통영, 진해도 빼놓을 수 없다. 창원은 그래, 마산 옆에 있으니까 바다를 곁에 두고 있기는 하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도시에서 바다 냄새가 나질 않기 때문일까본문에서는 우선 마산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근무지가 있는 장소이면서 앞으로 많이 부딪히게 될 장소인 만큼 단독이다. 


무학산에서 바라 본 마산의 봄 / 경남도민일보 김구연 기자님


우선 책의 내용을 마음대로 요약해보았다.

 

마산은 산업의 도시. 해안도시인 만큼 마산 어시장으로 대표되는 수산시장도 활성화됐지만 90년대 초까지 이어온 경남의 대표 도시라는 이미지는 산업의 힘.”

 

잘 나가는 인물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조각가 문신으로 대표되는 예술인들과 어우러져 온 도시는 예술인들의 사랑방 구실을 했다. 동시에 3·15 정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숱한 독립운동가들과 민주운동가들이 활동했던 지역. 경남 민주정신의 성지 바로 마산이다.”

 

마산에는 명물 어시장이 있다. 마산어시장은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횟집골목등을 내세워 여러 전통시장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지역민들의 삶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요약을 한 뒤에는 자연스레 내가 생각하는 마산을 떠올리게 된다. 필자의 경우 첫 대학을 마산 월영동에 위치한 경남대학교에 다녔었다. 그러다 보니 경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이나마 친숙함이 느껴진다. 물론 김해~경남대만 오갔던 착실한(?) 학생이었기에 버스 노선이 아닌 길은 전혀 모르지만.

 

각설하고, ‘어린 외지인이라는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마산은 무엇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도시다.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윗세대의 분들은 민주라는 단어로 마산을 정의하지만, 애석하게도 철부지 20대인 나에게는 그 정신이 이어지지 않은 것일까. 글을 쓰다가 문득 ‘20대가 바라본 마산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한참도 전에 연락이 끊긴 경남대 친구들에게 카카오톡을 날렸다.

 

니가 보는 마산은 어떤 도시냐? 한줄 정도로 간단히 평가해줘.”

 

대답은 제각기였다. 마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 창원으로 이사 간 김모 군(27)복잡하고 이것저것 있는 도시라고, 김해에서 경남대학교를 다니고 있는박모 군(27)나이가 많은 도시. 젊은 세대보다 할머니·할아버지가 많은 것 같다는 응답을 했다.

 

조금은 부정적인 응답이지만 필자도 일정부분 공감한다. ‘그렇다고 마산이 안 좋은 도시는 아닌데, 뭐라고 해야 할까는 고민을 하던 중 마산이 고향인 먼 이국으로 떠나있는 선배 한 명이 떠올랐다. 긍정의 마인드로 똘똘 뭉쳐진 이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운 한줄 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대답은 빨랐다. 하지만 만족할 만큼 긍정적인대답은 아니었다. “대도시는 아니지만 시골도 아니다라는 게 현재 뉴욕에 거주 중인 장모 양(26)의 의견. 하지만 그는 대도시만큼 복잡하지도 않고, 시골만큼 재원이 부족하지 않는 어중간함이 마산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한다. 지리적인 위치도 경남의 관문역할을 해내기에 충분하다는 것. 중부내륙·남해고속도로를 통해 도로 사정도 좋다고 덧붙였다.

 

마산은 대도시가 아니에요. 이제는 바다도 더러워져서 도시의 장점으로 꼽기는 힘들겠네요. 억양도 억세고 싸움도 잘하는 거친 이미지도 있는 것 같고요. 어라, 말하다 보니 단점만 말하는 것 같네요. 하하... 그래도 부족함이 없는 도시에요. 교통이 무척 편리하잖아요? 창동·오동동 쪽의 상권도 자리 잡았고. 거칠게 보이지만 그게 또 나름의 매력이죠. 넘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그런 도시인 것 같아요.”

 


임항선 걷기대회 / 경남도민일보 김구연·박일호 기자님



필자가 생각하기에 마산은 점점 변하고 있다얼마 전 교육차 방문한 내서 IC 인근은 일견 창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널찍한 도로에 좋은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공사로 인해 항상 막히던 마산역 인근의 사거리(확인해보니 석전지하차도 공사였다)는 쾌적해졌다일부에서는 낡았던 건물을 리모델링·재건축하고 있다이런 도시의 개발도 좋지만 마산어시장창동으로 대표되는 마산이 지닌 옛 향기의 모습은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임항선이 좋은 사례가 아닐까필자가 경남대에 재학하던 시절임항선을 토대로 과제물을 작성한 적이 있다시장을 관통하는 임항선의 철도길 위에서 상인들이 좌판을 늘어놓았었다그러다가 어쩌다 한 번 임항선이 지나갈 때면 분주하게 좌판을 치우고열차가 지나가면 다시 장사를 시작하던 상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불편함을 야기하기는 했지만 마산의 명물’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그랬던 임항선 철도 길이 임항선 그린웨이’ 사업으로 공원 및 산책로가 됐다고 하니 반갑다.

 

마산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도시다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삐까번쩍한 최첨단 도시도 좋지만 모처럼 가지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살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남들은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이니 말이다.





2015/03/25 - [도서] - 경남의 재발견, 지역을 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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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아무데도 몰라예 #1


쭉 경남지역에서 자라온 필자이지만 경남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다른 것도 모른다). 지역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딱히 알려고 한적은 없었다. “내가 사는 곳만 알면 되지.” 사실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김해에 대해서도 그다지 아는 게 없다끽해야 구산동에 있는 구지봉(김수로왕 탄생설화의 중심지정도일까.

 

그러던 중 지난해, 군대에서 인연을 맺은 지인이 나 부산 쪽에 가는데 볼거리 뭐 있어?”라고 물어왔다부산의 바로 옆인 김해에서 자랐기에 당연히 부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을까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 해운대나 태종대 정도 가보지 그래?”라고 대답했었다.

 

이런 필자에게 읽히게 된’ 책은 경남지역을 자세히 알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 내용이다해안편과 내륙편, 2권으로 구성되어 지역의 역사와 특산물·먹거리·볼거리를 소개한다해안지역과 내륙지역을 아우르는경남지역에 대한 인문지리서를 표방하는 경남의 재발견이 그 주인공이다.

 

본문의 내용을 언급하기 전에 앞서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요소가 있다. 바로 책의 포맷이다이 책은 특정한 포맷을 통해 지역을 조명하고 있다.

 

첫 번째로 그 지역의 모습을 보여준다지역이 어떻게 형성됐는지현재는 어떤 모습인지매력이나 가지고 있는 숙제 등그 지역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두 번째에는 먹을거리그 지역의 특산물이나 유명한 음식 등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 지역을 돌아본다.

마지막인 세 번째에선 볼거리를 다룬다유적이나 랜드마크뜻깊은 장소 등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지역을 알리고 있다.

 

일견 지루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첫 번째 내용을 토대로 먹거리와 볼거리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느꼈다. 발상이 썩 좋다모름지기 요즘 세상에서는 먹거리와 볼거리만 있다면 바다건너 해외로도 떠나질 않는가.


다양한 지역을 소개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역사라는 팩트를 다루며그 팩트를 통해 지역의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역 스토리텔링 이랄까.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독서 후기를 본 글을 포함한 3편으로 나누어 작성하려고 한다여는 글 형식의 본문과 해안편내륙편 순서로 기획했다어째서 해안편부터인지는... “억지력이 작용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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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은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둔 다양한 인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엮은 책이다.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드러낼) 이들과 함께하는 인터뷰는 사뭇 흥미롭다. 유명 인사들의 삶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이 가지만, 소개되는 구성원들이 저마다의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사는 고집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책에는 제목에서 안내하고 있는 것처럼 열두 명의 사람이 소개된다. 강기갑 전 국회의원 강민아 진주시의원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고영진 전 경남도교육감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인권운동가 송정문 이재욱 전 노키아티엠씨 회장 인간문화재 조순자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눈에 띌 만한 행보를 이어온 이들이다. 견문이 좁은 필자도 아는 이들이 몇 있다(몇 밖에 없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제각각의 삶을 살아온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털어놓는다. 조금은 자랑할 수 있을법한 이야기에도 과장 없이, 숨길 법한 이야기도 담담하게. 이런 인터뷰의 분위기가 여차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책의 내용을 부드럽게 풀어냈다. 이는 넥센타이어의 강병중 회장이나 이재욱 전 노키아티엠씨 회장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경남을 넘어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힐만한 기업인이다. 당연히 할 말도 많고 자랑할만한 일들도 수없이 많다. 당장 포털사이트에 강병중 회장을 검색하더라도 자랑할 만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인간강병중, 이재욱을 소개하며 그들이 걸어온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책에서 소개하는 열두 명의 사람 중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기업인 강병중, ‘정치인 홍준표도 아닌 금융인 박영빈이다. 사실 박 전 은행장은 책을 읽기 전에 그 모습을 본 적이 있기도 했다. 아직은 학생이던 2012년 무렵, 그의 강연을 접했었다. 금융업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의 시장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필자가 생각하던 금융인의 모습과는 상당히 달랐다. 딱딱하고 실수 없는 로봇이 내가 생각하던 금융인의 이미지였기에, 간단한 농담을 해가며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눈앞의 어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연은 인상 깊었다. 사실 책을 통해 그의 나이를 보고 더 놀라기도 했다. 10년은 더 어릴 거라고 생각했는데(1954년생이다)... 그의 강연에는 여러 가지 유익한 말을 많이 했지만,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지역은행이라는 것을 단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던 모습.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며 종래엔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역시나 인터뷰이로서의 그는 유쾌했다. 음악과 예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는 그 자신만의 철학을 풀어놓으며 직원이라면 매사에 스스로 나서며 주인의식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한다. 내용만 두고 본다면 엄격한 조직(마치 군대 같은)에서 이등병이 그것도 안하냐? 빠져가지고라고 말하는 선임병(혹은 간부)의 모습이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동네 형이 해주는, 격식 없는 조언으로 느껴지는 것은 시종일관 유쾌한 그의 언행으로 인해서가 아닐까.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을 통해 열두 고집쟁이들을 보면 독특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평범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 필자가 감히 평범의 기준을 정의내릴 수는 없기에. 그래도 제각기 다른 빛을 발하는 열두 별을 알게 됐다. 전혀 모르던 이들을 알 수 있었다는 것도 좋지만, 조금이나마 알고 있던 이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것.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의 터울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홍준표 경남도지사


 

책에서 소개되는 열두 명을 응원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특히나 최근(2015323일 기준)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무상급식문제로 인해 안팎으로 말들이 많다. 잘못된(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다. 하물며 그 대상이 정치계라면 더더욱. 하지만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혹은 옹호하거나,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서 유명한 인터뷰 전문기자의 말을 인용했다. “성공한 사람 10명을 인터뷰하면 성공한 사람 10명의 머리로 움직이는 사람이 된다. 10명의 성공 노하우가 담긴 책을 읽으면 그들의 성공 노하우가 나의 경쟁력이 된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도 좋지만, 많은 독자들이 이들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열두 고집을 통해 자신만의 고집(철학)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편 이 책은 필자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과제이기도 하다. 바람직한 인터뷰를 통해 인터뷰이의 마음을 끄집어내는 것이 내 역할이기에. 결국엔 다(), (),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당장의 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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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청양의 해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지인과 토론을 했었다. 토론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고 말 몇 마디를 나눈 수준이지만 유독 그때의 일이 기억에 남는다. 토론 당시의 주제가 전통시장이었다.



마산 / 경남도민일보 3월 17일자 김민지 기자

 

사건의 발단은 지인과 시장 상인과의 자그마한 트러블이었다. 걸어서 출근을 하던 그는 시장 입구를 지나치는데 상인이 인도 바깥까지 물건을 늘어놓았고, 때마침 비도 오는 날이라 통행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불편함을 겪은 그는 내게 시장 상인들이 인도까지 나와서 장사를 하니까 통행이 힘들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고 불편만 끼친다면 시장을 아예 폐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특별한 감정이 섞이거나 진지하게 한 말은 아니지만 자연스레 그래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상인들은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장사를 하고 있고, 시장을 폐쇄한다면 큰 혼란이 올 것이라는 게 내 논리였다. 하지만 그러면 너는 시장을 이용하냐. 시장의 장점을 설명해 봐라는 말에는 말문이 막혔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전통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 역시도 전통시장보다는 E마트나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비교했을 때 전통시장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너무나도 취약한 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한편 전통시장은 필요하다는 생각 역시 가지고 있다. 상인들의 일자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주된 생각이지만, 그 외에도 전통시장은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보다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으로 여행가자는 필자가 말로는 표현하지 못 했던 감정을 대신 보여주는 책이다. 책은 창원시로 통합된 마산·진해를 포함해 하동·함양·밀양·거창·함안·의령·산청·합천·창녕·남해·진해·고성·거제·진주·통영·김해·창원·양산·삼천포 20곳의 전통시장을 소개한다. ‘꼭 가보고 싶은 경남 전통시장 20이라는 주제로 말이다. 각 지역의 특산품이나 명물, 볼거리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사람 냄새나는 시장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마산 어시장 / 경남도민일보 2월 17일자 김구연 기자


각 지역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것도 좋았지만, 이보다 좋았던 것은 상인들이나 그 관련자의 인터뷰 내용, 그리고 책이 의도한 브랜드 마케팅이었다. 상인들은 대형마트 이용자인 필자도 매력적이라고 느낄만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줄줄 쏟아낸다. 전통시장을 관광지화 해 지역과 공존하자는 것이나 시설을 현대화해서 젊은 소비자들을 잡아내자는 것 등. 책상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닌, 현장을 알고 상인들과 소비자들을 위한 진짜 아이디어는 무척 인상 깊었다.

 

나는 책에서 의도한 브랜드 마케팅, ‘스타 상점이 무척 바람직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특정 점포만 확대되고 시장 전체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시도조차 없다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편의점으로 뒤덮이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실제로 12일이나 무한도전 등의 유명 프로그램에 등장한 시장은 방문객이 늘었다는 긍정적인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특정 점포가 됐든 시장 자체가 됐든 브랜드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책에서 잠깐 소개된 의령소바가 좋은 예다. 프랜차이즈화 해서 대규모로 확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사례를 연구해 더 좋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전통시장의 과제는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소비자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상인들도 젊어져야 한다. 나이도 그렇지만 마인드에 있어서만큼은 반드시 젊어져야 한다. 전통시장의 경우 상인과 소비자 모두 연령대가 높다. 젊은 세대의 방문도 늘어난다고는 하나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실질적으로 소비를 하는 연령대인 30대 이상의 사람들을 마케팅 대상으로 보지만 이는 근시안적인 판단이 아닐까. 지금 당장 전통시장을 거부하고 대형마트를 찾는 10, 20대에게 너는 30~40대가 넘으면 전통시장을 갈 것이냐?”는 물음을 던진다면, 전통시장을 가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이미 어려서부터 전통시장을 가지 않는 것이 버릇이 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안 갈 확률이 높다는 게 내 생각이며, 전통시장 관계자들과 지역 발전에 힘써야 할(필자 또한 포함됐다) 사람들의 의무이다.

 

대형마트를 이겨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대형마트는 대형마트, 전통시장은 전통시장. 이렇게 구분 지을 수 있을 만큼의(필자는 당장 현실의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대항할 만큼의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비전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살려야 한다고 외친다. 그런 이들이 머리를 맞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오길 바란다.



산청읍 전통시장 / 경남도민일보 2월 12일자 한동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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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채현국을 읽기 전, 채현국 어르신의 말씀을 접했던 기억이 있다. 필자가 이용하는 SNS를 통해 주변의 선배들이나 지인들이 좋아요·공유하기를 한 것이다. 글에 따라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단위의 댓글이 적혀있었다. 대게 댓글이 많은 글에는 어느 정도 비판하는 내용이 있기 마련이건만, 댓글 내용이 온통 칭찬일색이라는 점 역시 놀라웠다. 채현국 어르신의 일생과 그분의 생각을 담은 책 풍운아 채현국이 출판됐다고 들었을 때엔 기회가 되지 않아라고 자위하며 읽기를 차일피일 미뤘다. 사실은 게으름의 소치일 뿐이었다. 늦게나마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기대감을 가지고 펼쳤다.

 

3부로 구성된 책은 채현국 어르신의 출생과 그 성장을 기록한 1부 부터 시작된다. 부친이신 채기엽씨의 일화와 경남대의 진실, ‘풍운아로서의 행보를 걷게 된 배경을 알려준다. 2부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재산을 모은 거부 채운국을 조명한 뒤 그 재산을 어떻게 사용했는가를 소개한다. 그리고 재산을 모두 나눠주고 신용불량자가 되버린 어르신의 현재와 지니신 생각을 털어놓는, 어르신이 보는 현재를 이야기하는 3부로 책은 마무리된다.

 

여느 재벌 이상의 재산을 모았고, 또 그 재산에 미련가지지 않고 주변인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은 대단하다기보다는 기이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래서일까, 진정으로 존경할만한 어르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특정한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을 모은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에서는 언젠가부터 돈이 목적이 되는, 상황이 역전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어르신의 모습이야말로 이런 목적과 수단에 대한 올바른 모습이 아닐까. 이를 두고 기이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필자는 스스로 주변 사람들에게 어리다고 말한다. 26세의 나이도 그렇지만 어른이라기엔 부족함이 너무나도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린 필자가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동시에 에 대한 매력도 느꼈다. 일전에 몇몇의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그 인터뷰를 토대로 글을 쓴 경험이 있다. 필자의 능력이 한참 부족한데다 그냥 빨아주면 된다는 식의 방침. 이로 인해 읽는 것이 고통에 가까운 글들을 썼었던 내게 제대로 된 인터뷰 기사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두어라는 어르신의 말씀을 떠올리며, 시대의 풍운아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미아가 되어서도 안 되겠다는 모호한 감상이 남는다.



오는 4월 8일(수) 오후 7시, 창원대학교 봉림관 1층 소강당에서 채현국 어르신이 방문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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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게 가라앉은, 충격적인 이야기. ‘토호세력의 뿌리를 통해 알 수 있는 지역의 과거사다. 필자는 19891231일 부산에서 태어나 1992년 무렵부터 쭉 경남 김해에서 자랐다. , 2년가량 경북 영천의 할머니 댁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이런 나에게 마산이라는 도시는 멀면서도 가까운 도시다. 부산의 바로 옆 도시, 조금은 멀지만 큰아버지가 계신 익숙한 도시 창원.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마산. 어린 시절의 내게 마산은 이러한 이미지였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남대학교로 입학하게 됐다. 이때서야 마산이라는 도시를 인지했다. 물론 그전에도 이름이야 익히 들어온 도시지만, 아직까지도 가본 적 없는 울산·양산처럼 지도상의 거리보다 멀게 느껴진 도시였음에는 분명하다. 합성동에서 오동동을 거쳐 월영동까지,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마산의 모습을 조금씩 바라봤다. 바로 옆 도시인 창원에 비해 덜 정돈된, 하지만 사람냄새 나는 도시. 그런 도시에 이 같은 아픔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 경남대에서 수학하던 시절 3·15의거나 10·18 부마항쟁에 대해 이름이나마 들어본 적은 있다. 하지만 철없던 시절 금세 잊어버리고….




 

책에서는 필자가 외면했던 과거보다 더욱 먼, 광복 이후부터 1980년 무렵까지의 마산과 경남을 조명하고 있다. 시종일관 충격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으나 그중 가장 큰 충격은 보도연맹원 학살사건이다. 수박 겉핥기 식이나마 알고 있던 다른 사건에 비해 그 규모와 참혹함이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 심지어는 이게 진짜라고?’하는 마음에 검색을 했다. 책에서 사실을 전달한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믿기 힘든 사건이다. 그리고 더욱 소름 끼치는 것은 이 일로 피해를 입은 유가족들은 보상다운 보상조차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잃은 목숨을 어떻게 보상하겠느냐마는 부족하더라도 사과나 어떠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그러나 2008년에 이르러서야 국가 차원에서 조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울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취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보도연맹사건 외에 이은상에 대해서도 크게 놀랐다. 이은상이라는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마산 곳곳에 있는 가고파’(노래, 축제, 놀이공원, 아파트 명 등)가 이 사람 때문에 지어졌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창원에 사는 큰아버지 내외에겐 마산 지역의 몇 안되는 위인이라는 설명도 들었기에 더 놀랍다.

 

이렇게 비극적인 과거사를 딛고 토호세력으로 거듭나게 된 이들에 대해서는 고민이다. 이은상·이용범 등의 인물들이 아직까지 살아있다면, 혹은 그 후손들이 눈에 띄게 악랄한 행태를 보인다면 마땅히 죄를 물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피해를 받은 이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토호세력의 뿌리에서 나오는 내용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음지에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일들이 자행됐을 것이며,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기자가 올바른 역사관·지역관을 지니는 것 역시도.

 

지역민들이 정권이나 특정 세력에 의해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 이것이 지역신문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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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는 전날 읽은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의 연장선에 놓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가 지역신문의 병폐를 고발하며 스스로에게 과제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는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있는 과정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여는말과 본문 내용인 4, 그리고 지역신문기자가 유념해야 할 사항과 맺음말로 구성돼 있다. 본문 4장은 언론의 자기반성과 함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소셜미디어)의 활용 촉구 지역밀착을 통해 다채로운 수익모델 창출 지역신문만의 경쟁력, 킬러콘텐츠 모색 지역신문과 블로그·SNS의 만남 등의 내용을 각각 포함하고 있다.

 

본문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책의 도입부인 1장이다. 부서별·기자별로 고착화되어 있던 출입처취재영역의 방벽을 허물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본문을 읽으면서 이해됐다. “출입처나 업무영역은 그야말로 의무방어구역일 뿐이지 배타적 권리구역은 절대 아닙니다. 다른 기자가 침범해선 안 되는 불가침 구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영역과 출입처는 물론 부서를 넘나들며 취재하고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은 일간지 기자에게도 해당되겠지만 뉴미디어의 기자에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또한 3장에서 소개된 해외 지역신문들의 성공모델들도 인상 깊었다. 영국의 지역신문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레스터 머큐리등의 지역신문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였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의 편집부국장이 자사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를 두고 독자층이 분명한 매체라서 광고료도 가장 비싸게 받고 있다고 말한 것도 놀랍다. 이러한 사례들은 경남도민일보가 야심 차게 준비한 월간지 피플파워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다양한 내용들이 제목의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라는 한 가지 테마에 맞게 짜여있다. 이런 본문의 내용들이 지역신문 기자의 가능성, ‘미래를 위한 내용이었다고 한다면 책 끄트머리에 있는 지역신문기자들이 유념해야 할 것에서는 현재를 위한 과거의 축적된 지식을 조언하고 있다.


기자는 사회의 흐름과 맥락을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기자의 능력은 좋은 기삿거리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등과 같은 기자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소양을 안내하고 있다. 특히나 지역신문 기자는 지방자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적어도 지역의 역사는 공부해야 한다는 내용은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부산에서 태어나 쭉 경남에서 성장한 나이지만 지역에 대해서는 초등학생 수준의 지식밖에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을 덮으면서 새로이 길을 출발하려는 필자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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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구독자들이 줄어드는데다가 서울에 기반을 둔 전국 일간지로의 편중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지금, 지역신문은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는 언론계에 만연해있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다. 동시에 경남도민일보의 모습을 통해 지역신문이 지향해야 할 바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시작부터 파격이다. 보통의 언론인들이라면 다들 쉬쉬하는 촌지를 대놓고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글쓴이는 스스로 촌지를 받은 적이 있음을 인정한다.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논란이 많은 △기자실 문제 △왜곡보도의 사례 △선거보도의 문제점 △지방행정·지방분권·시민운동의 한계 △서울지역 언론의 지역보도행태 비판 등 민감한 문제들을 200페이지 가량 여지없이 짚고 있다.


7장과 8장에 이르러서는 기존의 지역신문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명확히 하며, 지역신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에서 시행해온 여러가지 실험들과 이를 통해 지역신문이 추구해야 할 과제, 바람을 소개한다.


책 곳곳에서는 서울지역의 언론과 지역신문의 차이점이 있으며, 지역신문들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보도·취재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과감히 새로운 시도를 해야한다면서 말이다.


신문, 언론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은 많으나 '지역신문'이라는 카테고리로 따로 나누어 생각한 적이 없는, 기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으려 하는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책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지역신문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비전이 없다면 미래도 없다. 앞선 선배들의 노력으로 발전하고 유지되어 온 지역신문의 '미래'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고민해야 하는 것이 '병아리가 되기 전, 달걀'과 같은 상태인 필자의 책임이자 의무가 아닐까.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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