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단어. 매력적이지만 참 멀게만 느껴진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를 보면서 “나도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라거나 “학자가 될래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게 꿈일까?

 

스포츠 콘텐츠 기업을 창업해 ‘대표님’이 된 윤거일 씨. 창업 멘토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창원·부산의 다른 대표님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꿈을 물었다. 그렇게 완성된 책이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다.

 

책에서 소개되는 이들은 12명이다. 그리고 모두 여성. 예술·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2명의 여성 CEO. 이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책 속에 녹아있다.

 

이 책은 창업 지침서가 아니다. 창업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아름다운 성공 스토리를 그려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쓰라린 실패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캘리공장을 운영하는 캘리그라퍼 안다원 공장장은 자신의 경험을 말해준다. 판매용 티셔츠와 달력을 배낭에 담아 기념품점을 찾았다가 면박당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 그러면서도 다시 도전해서 이를 만회했다고 털어놓는다. 부산여행 잡지 ‘쇼부’를 발행하는 잡지 발행인 류지선 대표는 잡지를 발행하기도 전에 광고를 따내기도 했다.

 

“부산의 관광 정보를 담은 잡지를 만들 건데 어느 부분에 광고를 넣어주겠다고 당차게 말했어요.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주겠다며 설득했죠. 허술했지만 믿어주는 분이 있었어요. 너무 신기했죠. 그때 연을 맺은 고객사와 아직도 함께 하고 있답니다.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죠. 그런 광고 제안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겠어요. 내가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는구나 싶었죠. 진심과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면 눈빛에서 보이나 봐요.” -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 67p, 쇼부 류지선 대표.



잘 될거예요.

 


창업=대박’이 아니다. 실패의 위험은 취업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들이 창업을 결심한 이유.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이것이 책을 통해 저자나 인터뷰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취업대신 꿈을 창업했다>에서 말하는 꿈은 보다 현실적이다. 추상적이지도 않고 뜬구름 잡는 듯한 선문답도 아니다. 그래서 좋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반드시 봐야 할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또 12명의 대표들은 ‘대표’이기 전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캘리그래퍼, 음악치료사, 잡지 발행인, 패션 어드바이저, 쇼콜라티에, 플로리스트, 아나운서, 공연연출가, 파티플래너, 아트코치, 유리공예가, 문화카페. 이러한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이게 다가갈 것이라고 추측한다.

 

“대학 전공이 재미있었고 적성도 잘 맞았어요. 지금도 건축 전공을 살린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예전부터 평범하게 살아오면서 창업을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창업은 분명 특별한 일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는 거니까요.” -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 116p, 녹다 스튜디오 최혜정 대표.


나는 취업 대신 꿈을 창업했다 - 10점
윤거일 글.사진/피플파워



그냥 하고싶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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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르게 변화해요. 따라갈 수 있을까요?”

 

사회가 무척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세상 이야기를 좋아하고 어느 정도 전자기기나 인터넷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이쪽으로는 남들보다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연예 정보나 연애, 패션 등의 10·20대가 공유하는 화제에는 한참 뒤처져 유행을 쫓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판이다. SNS 에서도 짧게나마 다뤘던 '8 percent'라는 기업이 그 예랄까. 8 percent는 P2P 대출·투자를 중개하는 스타트업 기업입니다. P2P는 Peer to Peer, 개인과 개인 간의 공유를 의미한다. 필자가 어려운건 잘 몰라 쉽게 풀어보니, 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투자를 하려는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란다.

 

한 달 전쯤에 SNS 홍보물을 통해 8 percent를 처음 봤었고, 그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쳤다. 그리고 오늘도 눈에 띄어 ‘뭐하는 회사지?’ 라는 생각에 찾아봤더니 대출을 중개해준다기에 상당히 놀랐다. 돈거래는 친구는 물론이고 가족 사이에서도 조심스레 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상식이었지만,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투자를 하고 돈을 빌린다는 발상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당연히 ‘사기 아닌가?’하는 의심을 했었고, 스타트업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알려진 기업이라기에 더 놀랬다.

 

이외에도 30분 단위로 차를 렌트하는 카쉐어링, 콜택시 어플, 온라인 표 예매 등. 여러 가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근래의 인터넷 문화에서 가장 큰 이슈는 소셜미디어라고 판단한다.


출처 : 배타뉴스, 이상우 IT 칼럼리스트 글

 

 

소셜미디어 그 자체가 특별한 무엇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하나의 ‘틀’이다. 결국 그 알맹이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이란 거다. 최근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 애플의 제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애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도 있겠지만 ‘앱스토어’의 힘이 크다. 안드로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돼 있는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은 거대한 안드로이드 시장의 밑바탕이 됐다.

 

그렇다면 소셜미디어는 어떤가?

 

필자가 활용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누적 가입자가 13억 명에 이른다. 13억 명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이를 활용할 방안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페이스북을 통해 브랜드 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상품을 홍보할 수도 있다. 일기처럼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하는 이용자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알리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블로그’와도 유사하지만, 블로그에 비해 파급력이 훨씬 크다는 차이점이 있다. 인터넷 사이트와는 비교할 것도 없다. 인터넷 사이트나 블로그에 비해 적은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장점이다.

 

지금까지의 소셜미디어 시장은 페이스북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성장을 거뒀다. 그리고 최근에는 폐쇄형 SNS나 각각의 특징이 있는 소셜미디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오지는 않았다. 이렇다 할 목표의식이 없었기에 평범하게 활용했다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이제는 업무로서, 혹은 취미로서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코자 한다.

 

우선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당면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2015/04/22 - [도서/자기개발] - #0. 소셜미디어 시대의 출판 마케팅


2015/04/23 - [도서/자기개발] - #1. 사양산업, 출판은 살아남기 힘든가?


2015/04/26 - [도서/자기개발] - #2.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전문가들



참고


배타뉴스 사례로 살펴보는 소셜 미디어의 특성과 활용, 그리고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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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사례는 뭐가 있을까요?”

 

소셜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기업들이나 여러 단체들의 마케팅 방법도 크게 달라졌다. 이용자가 는 만큼 파급력도 달라진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2014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고승덕 후보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당시 고승덕 후보는 여러 후보들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고 이런 우세는 5월 말까지 이어졌다. 6월 4일이 선거일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당선이 유력하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5월 31일, 페이스북에 영문으로 작성 된 글 하나 때문에 뒤집혔다. 고 후보의 딸인 고캔디(본명 고희경 씨)가 ‘고승덕 후보는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는 글을 작성했다. 이 글이 큰 화제가 되면서 결국 고 후보는 교육감 선거에서 졌다. 순전히 ‘고캔디의 페이스북 글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언정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SNS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더 이상 ‘SNS 따위’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파급력이 커졌다. 필자는 2014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SNS가 정치적인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판단한다.

 


지금은 삭제된 고희경씨 페이스북 계정.



그렇다면 이런 SNS를 잘 활용하는 기업들은 어디가 있을까?

 

1. 공공기관 부산경찰, “경찰이 음란마귀라니….”

 

필자가 뽑은 ‘좋은 SNS 활용 사례’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부산경찰’ 페이스북 페이지다. 알 사람은 아는, 경찰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이렇게 꾸민 페이지는 페이지 좋아요가 18만이다. 경남경찰 7,000명, 경북경찰 5,000명, 울산경찰 5,000명이라는 걸 보면 믿기 힘든 수치다. 심지어 경찰청 페이지 ‘폴인러브(경찰청)’마저도 17만이다. 전국의 모든 경찰보다 부산경찰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많다는 게 압권이다. 한번 그 내용을 살펴본다면 괜히 고양시청, 한국민속촌 SNS와 함께 ‘3대 SNS 계정’으로 분류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




2. 유명 브랜드 스타벅스, “커피 시장 1위의 비결”

 

스타벅스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절대강자 중 하나다. 대표의 “우리는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다”라는 명언(?)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스타벅스의 특징 중 하나는 여타 브랜드에 비해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는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됐다. 매장 내 서비스도 영향을 미쳤지만 SNS 마케팅의 힘이라는 분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 본사의 좋아요는 3,800만. 스타벅스 코리아만 하더라도 64만 명이다. 코카콜라 등이 기존의 압도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어 SNS에서의 성공을 거뒀다면, 스타벅스는 SNS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케이스다.

 

3. 신발 브랜드 스베누,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필자는 패션에 관심이 없어 잘 모르지만,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스베누’는 핫하다. SNS를 통해 본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기존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휘어잡고 있던 신발 시장에서 생소한 한국 브랜드가 한 자리를 꿰찬 것. 물론 스베누에 대해 여러 가지 악평(제품의 질이 나쁘다거나 소비자 응대가 나쁘다거나 등)이 많기는 하지만, 큰 인기몰이를 한 것은 사실이다. 스베누 자체의 페이지가 급성장 한 것은 아니지만 10대, 20대들이 자주 이용하는 ‘신발 뭐 신지?’ 페이지(페이지 좋아요 87만 명)에 광고를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SNS와 함께 온라임게임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의 리그 후원으로도 저연령층을 공략한 기업.

 

페이스북 스베누 신발 광고.




이제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기업들은 ‘당연히’ SNS 페이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추세다. 하지만 과거처럼 SNS 마케팅이 극적인 효과를 불러오기는 힘들다. SNS 시장 역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선점한 기업들을 뿌리치기엔 힘겨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반증이며, 필자는 이를 통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SNS를 활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SNS는 결국 ‘소통의 공간’이다. 과거에 일방적인, 수직적으로 이뤄지던 말이 수평적으로 ‘대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강점이 있다. 폐쇄형 SNS에 비해 개방형 SNS가 기업들이나 조직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도 이러한 강점 때문일 것이다. 공공기관인 부산경찰, 한국민속촌, 고양시청 등은 이러한 '소통'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SNS 이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결국 판매자는 소비자가 있는 곳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에 있다. 이미 많은 좋은 사례들이 있는 만큼, 이들을 벤치마킹해서 자신만의 마케팅 방안을 궁리하면 될 듯하다. 정말 세기의 발명을 해서 소셜미디어의 사람들을 끄집어낼 게 아니라면, 소셜미디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까.

 


"페이지 자체 좋아요 수는 무의미하다는 걸 느꼈어요. 어떻게 얼마나 재미있게 쓰느냐, 콘텐츠 자체와 호응도가 중요해요. 전 게시물 댓글 수, 좋아요 수 엄청 신경 쓰고 집착해요. 줄어들면 불안하죠. 반대로 반응이 커도 잠이 안 오고.(웃음)"

 - 고양시청 SNS 관리자




2015/04/22 - [도서/자기개발] - #0. 소셜미디어 시대의 출판 마케팅


2015/04/23 - [도서/자기개발] - #1. 사양산업, 출판은 살아남기 힘든가?





참고



<VOGUE) 보그 2015년 1월호, 별난 마케팅

(개인블로거) 스타벅스 SNS 마케팅 사례

(개인블로거) 성공적인 SNS 마케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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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업, 비전이 있을까요?"


언젠가부터 출판업이 사양산업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이 더 이상 책을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그 원인을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발달로 설명하곤 한다. 전자기기의 발달로 종이책의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혹자는 ‘요즘 사람들은 글을 안 본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필자도 인정하는 바다. 엄연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자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책을 보는 사람은 줄었지만 활자를 보는 사람은 이전에 비해 압도적으로 늘었다는 게 필자의 사견이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명백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다. 소비자의 욕구가 상품의 구상, 개발, 유통,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 욕구(수요)가 없는 시장에 공급이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소비자들이 전자기기에 익숙해지면서, 전자기기를 통해 생활을 영위하려고 하기 때문에 공급자들은 노선변경이 필수적이다. 공급자(출판사)는 독자(소비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따라가야 한다. 사전에 흐름을 캐치해서 선점한다면 더욱 좋다. 


삼성자산운용 블로그 이미지

 

필자가 꼬맹이일 때, 한국 만화시장은 전성기를 누리다가 몰락했다. 그리고 웹툰이 등장하면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만화시장과 웹툰시장을 별개로 보지 않는다. 형태가 다를 뿐, ‘만화’라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CD게임 산업도 큰 인기를 누리다가 현재는 그 명맥이 끊겼다. 하지만 게임산업은 죽지 않았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인터넷 게임을,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모바일 게임을.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사라지거나 몰락하지 않았다.

 

음악은 또 어떤가. 필자가 무식한 탓에 음악을 잘 모르고, 어떤 방식으로 수익이 창출되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과거 유행했던 레코드 음반, 테이프, CD 등은 지금에 와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시장이 죽었는가? ‘그래봤자 돈 버는 건 대형 기획사고 음악시장은 몰락했다’고 말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존의 것을 고집하는 것만 버린다면 충분히 비전이 있는 시장이다.

 

 

결론짓자면, 출판업은 ‘암울하다’고 못 박을 순 없다. 시장의 형태가 바뀔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이책’을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종이책과 종이신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매력과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서울·경기지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 언론사들은 언제고 ‘종이신문’을 만들길 고대한다. 종이신문이 잘 팔려서, 직접적으로 돈이 되니까 등의 이유는 아니다. 실용적이지는 않을지언정 ‘사람들의 인식’이란 게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문화에서 준비한 여성경제신문이 인터넷사이트를 시작으로 종이신문으로 확장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출판도 마찬가지다. 전자책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종이책’의 매력은 여전하다. 그 지분이 나누어졌을 뿐이다. 실제로 오래 전부터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말은 많았지만, 생각만큼 큰 성장을 이룬 것은 아닌 만큼, 기존 시장에서 잘 안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역을 확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이후 전자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적절치는 않겠지만 종이책을 내수시장으로, 여타 영역을 수출시장으로 비교하면 체감이 쉬울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변화를 수긍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항상 소비자의 욕구, Needs를 파악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무인도에서는 상품을 팔 수가 없다. 무인도에서 상품을 홍보해도 효과는 제로다. 무인도에서 ‘왜 이렇게 물건이 안 팔려?’ 라고 말하는 것은 투정에 불과하다. 프로(Professional)의 자세로 임하자.



참고한 자료

소셜미디어 시대의 출판 마케팅 
삼성자산운용 이야기, 전자책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 
http://www.samsungfundblog.com/archives/33802#prettyPhoto 

한국경제, 전자책은 출판산업의 튼튼한 뿌리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42266471




관련 글


2015/04/22 - [도서/자기개발] - #0. 소셜미디어 시대의 출판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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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기 전, 읽으면서, 다 읽고 나서까지 '어떤 후기를 작성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참 하고 싶은 말이 많도록 하는 책이라서 고민이다. 그렇게 한 번 더 책을 읽으면서 이전 ’경남의 재발견‘처럼 후기를 여러 편으로 나눠서 작성하기로 했다.


부족하나마 글을 써 볼 주제는 세 가지 정도다.


1. ‘책’은 더 이상 팔리지 않는가?

2. 소셜미디어의 바람직한 활용 사례들

3. 소셜미디어 사회에서의 나

 

 

이 글은 그 앞의 머릿말 정도 되겠다.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저자부터 소개하겠다. 저자 김류미는 출판 편집자, 온라인 마케터, 도서MD, 팟캐스트 진행자 등의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출판업계의 사정에 밝은 ‘전문가’로서 소셜미디어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사회를 잘 파악하고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출판 마케팅’을 알려주고 있다. 출판 시장의 변화를 말하면서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출판 ‘마케터’가 아니라 출판에 관심이 있는 사람, 혹은 ‘출판’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들이다. 필자는 ‘출판 마케팅이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같은 딱딱한 접근 방식이 아닌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사례를 두고 그 원인과 분석을 하는 내용이 많은 책이다 보니 여러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다. 그렇게 책을 살피는 중 ‘아주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테마도서로 알려진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드라마 노출은 물론, 책의 내용이 드라마와 많이 겹쳐지면서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수록 책의 인기도 가파르게 상승하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 「전국구 ‘붐업’을 위한 출판사 마케팅의 어제와 오늘」, 정민호, <출판이슈> 2013년 8월호



책의 32p에 있는 이 내용은 드라마의 인기를 통해 관련 테마도서까지 판매량이 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언뜻 보면 크게 중요한 내용도 아니고 이 글이 아니라 다음 편의 내용에서나 다룰 만한 내용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상당히 재밌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진짜로 별에서 온 그대’다.


2013년 12월에 방영된 드라마를 2013년 8월호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전지현과 김수현의 캐미로 큰 인기를 얻은 별에서 온 그대는 SBS 드라마로 2013년 12월 18일에 방영을 시작해 이듬해인 2014년 2월 27일에 종영했다. 그러나 서두에서는 2013년 8월호에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하고 있으니 당혹스러웠다.


혹시나 싶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http://kpipa.or.kr)에서 제작되는 월간 형태의 소식통 <출판이슈>를 직접 찾아봤다. 위의 내용은 2014년 3월호에 기재된 내용이다. 아마 착오가 있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건수다’라며 글을 쓴다. 찝찝하기도 하다. 하지만 마침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하면서 절묘하게 틀렸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관련 글


2015/04/23 - [도서/자기개발] - #1. 사양산업, 출판은 살아남기 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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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밤의 눈'에서는 한국전쟁·보도연맹 등의 피해, 민간인 학살을 주된 내용으로 다뤘다. 저자는 이러한 사건들을 다루면서 그 과거를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집필했으리라 생각한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또 각각의 스토리가 있다. 주인공격의 인물인 한용범, 그리고 옥구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군 첩보대 소속의 권혁 중사, 한용범의 동생 한시명과 그의 친구인 양숙희 등. 이전에 읽은 '토호세력의 뿌리'에서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지던 과거의 참사가 확연히 다가왔다

 

다양한 인물들이 여러 사연을 전달하고 있기에 인물 보다는 소설의 전체적인 프레임을 보고자 했다. 하지만 책의 중반부, 한용범이 읍장 선거에 단독 출마를 하는 내용이 담긴 죽음뿐인 과거가 무슨 소용이에서 생각이 바뀌었다. 한용범이 소식이 끊겼던 양숙희와 만나는 대목이다.

 


몇 가지 떠오르는 내용이 있었지만,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위의 말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용범의 동생 한시명, 그의 친구인 양숙희의 대사다. 이 부분에 몰입하게 됐다.

 

옥구열이나 한용범 등의 인물들은 흔한인물이다. 마찬가지로 양숙희 역시 흔한인물이다. 하지만 이 둘의 흔한에는 차이가 있다. 전자에서는 지금의 우리가 배우는, 이제는 역사 속의 인물들이 된 운동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후자에서는 현실에 맞닥뜨린 평범한 사람이다. 소설 속의 양숙희는 4.19 혁명을 마냥 반기질 못한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많은 사람을 잃어버린, 기뻐할 수 없는 처지기에.



보도연맹 학살사건. / 출처 위키백과


 

필자는 일제 강점기나 한국전쟁, 4.19 관련 내용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물론 그런 내용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다만, 오히려 외면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마음이 소설 속의 양숙희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살아가기도 바쁜 때 과거를 떠올려라!’고 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필자는 이제 지역의 언론 종사자로서 이러한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바라보고 기억하고. 그리고 앞으로는 기록을 하는 것이 의무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싶진 않다. ‘떠올려라!’고 하는 것의 폐해를 직접 겪었기에. 부담스러워 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기억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목표로 삼고자 한다.

 

 

덧붙이자면, 필자는 개인적으로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는 말과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말을 종종 되뇐다. 제각기 개성이 있는 만큼, 그 개성만큼의 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슬퍼하고 기뻐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이를 표현하느냐, 아니면 속으로 감추느냐는 각자의 판단이다. 허튼소리일지 모르나 부디 사람들에게 슬퍼하라!’고 강요하지는 말아줬으면 한다. 노란 리본을 달지 않더라도, 눈물을 흘리지 않더라도 그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1년 전의 사고로 304명의 아까운 생명이 사라졌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이 슬퍼하고 애도를 표한다. 하지만 그때 사라진 다른 목숨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잊혀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세월호의 수색·구조 활동을 위해 헌신하다가 돌아가신 구조대원분들. 2015416. 필자는 적어도 오늘 하루, 세월호 희생자 304명과 함께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다.



4월 16일자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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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연맹 학살 관련 사진이 아니었으나 바이라인으로 '보도연맹 학살사건'이라는 바이라인을 달았었습니다.


사전 조사가 미흡해 혼동이 있은 점,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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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을 만들기라는 무모하고 공허한 선동적 구호부터 고치는 게 좋을 것이다. 마을은 만드는 게아니라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대안 마을의 머리말에서 나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은 앞으로 책에서 어떤 말들을 할지,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지를 축약해서 설명하고 있다.


지속발전이 가능한 지역공동체마을 20곳을 소개합니다.’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는 책의 전체 내용이다. 저자는 귀농이 일종의 붐이 되면서 급증하는 농촌 마을을 경계하면서 바람직한 마을들 20곳을 소개하고 있다.

 

글의 내용은 상당히 흥미롭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필자가 제멋대로 묶어서 해석하자면 농촌 마을 살리는 방안을 말하고 있다. 농촌을 살려야 한다는 말은 많지만 정작 그 해결법을 제시하는 이들은 드물다. 이 책에서는 필자의 시각에서 봤을 때에는 생소한, ‘귀농한 도시민들을 이용해 농촌을 살리는 법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농사짓는 것만이 아니라 귀농한 도시민의 특기를 살려 상생·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청남도 공주 봉현리의 충남교육연구소가 그렇다. 연구소의 조성희 사무국장은 1998년 서울을 떠나 서산으로 귀농한 옛 도시민이다. 그는 지역의 봉현초등학교가 폐교된 자리를 충남교육연구소가 대신하도록 했다. 초기에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연수와 교육 활동을 진행했다. 그리고 역사문화마을 체험학습등을 통해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됐고, 근래에는 공주시를 넘어 인근 지역까지 활동을 넓히고 있다.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충남교육연구소의 행보가 반가운 이유는 지역이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역사문화마을 체험학습에서는 마을의 어르신들을 강사로 모셔 프로그램화 했다. 여러 현장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냈다. 그냥 충남교육연구소가 아니라, ‘봉현리의 충남교육연구소라는 게 고무적이다.

 

귀농인구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바탕이 마련되지 않으면 귀농은 힘들다는 게 필자 주변인들의 생각이다. 필자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한 이들이 농촌에서 편안하게 살겠다고 한다면 큰 문제야 없으리라. 하지만 각박한 경제상황에서 원하는 대로 귀농해서 편하게 사는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이들을 많지 않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되뇌다가 때를 놓쳐 귀농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이들에게 농촌에 대한 환상을 부수고, 현실로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 연수리 '마을영화' 주민들은 시나리오를 쓰고 연기도 하고 제작진으로까지 참여한다. /도서출판 피플파워


 

결국 사람 사는 대안마을은 도시민들에겐 막연한 귀농 환상이 아니라,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농민들에겐 농촌·마을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는 책이다.

 

후기를 마치면서 풀리지 않은 궁금증이 있다. ‘대안 마을이란 무엇일까라는, 무식할 수 있는 의문이다. ‘대안이라는 말을 통해 기존의 것을 보완해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되는 마을이라는 나름의 해석을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대안마을은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

 

본문이나 책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말이지만 최근 대안학교, 대안교육 등 대안이라는 말이 종종 보이거나 들려온다. 그런데 필자의 개인적인 기호에는 대안이라는 문구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마치 기존의 것은 틀렸다고 말하는 뉘앙스가 느껴지기에. 나름 자신의 일과 역할에 몰두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실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과민한 반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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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자랑할거 좀 찾아라안카나 #5


경남의 재발견내륙편을 통해 가진 게 많아 아쉬울 것 없던 도시들, 진주와 양산을 둘러보았다.

 

진주와 양산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참 이율배반적인 도시네.’ 엉뚱하지만 후기를 작성하는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는 평가다. 가진 게 많은 듯하지만, 돌이켜보면 가지고 있는 게 없다. 부족함 없는 주변 환경으로 나름 잘 성장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아쉬움이 많다.

 

진주는 필자가 다녔던 경상대학교가 위치한 도시다. 진주성, 진양호, 남강 등의 볼거리와 진주비빔밥, 냉면 등의 유명한 먹거리도 가졌다. 대학이 많아 젊은 학생들이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작 이 학생들이 일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사실 진주에 대해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할 말이 많다. 필자는 2년가량 진주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게 있다. 내가 자라온 경남과는 다르다는 생각. 쭉 살아온 김해나 친인척이 많은 부산, 창원, 마산을 생각했을 때 위화감이 든다고 해야 하나. 무엇이 다를까, 하는 고민을 잠시 했고 투박함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진주 사람들은 교양이 있다. 부산·김해·창원의 사람들이 교양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예를 들어 무뚝뚝함 속에 정이 있다는 특징(츤데레)은 여타 지역과 마찬가지다. 서울·경기 지역에 비해 목소리가 큰 것도 맞다. 그런데 말을 참 조리 있게 잘한다고 할지, 조곤조곤 한다고 해야 할지.


 

이런 생각에 동의를 구하기 위해 경상대 친구들에게 문의했다가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남들이 반대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내가 느끼는 이 교양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책에서 풀어주고 있다. ‘진주정신.’ 이 단어가 진주를 설명할 수 있다. 충절이나 기개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런 딱딱한 말보다는 고집이라고 정의하는 게 어울린다고 본다.

 

뛰어난 인물이 많이 배출된 진주는 최근까지도 교육의 도시로 불리어 왔다. 최근에야 전체적인 교육 수준이 높아져 진주가 으뜸이라고 하긴 힘들지만,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경남에서 공부깨나 한다는 학생들은 진주 출신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학문적 소양을 쌓아,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고집을 관철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진주의 모습이다. 이런 이들의 고집이 좋다.


2012년에 촬영한 진주남강유등축제.

 

그렇다면 또 하나의 이율배반적인 도시, 양산은 어떨까.

 

양산 역시 진주와 마찬가지로 부족함이 없는 도시다. 신흥 공업도시로 이름난 양산은 그 이름에 걸맞은 부를 지니게 됐다. 공업 외에 지리적인 위치나 문화유산, 자연풍광도 빼어나다. 경남의 재발견 양산편에서는 이런 양산을 관광도시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없는 곳이다. 그래도 관광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다면 공업에 대한 인상이 큰 탓이지, 관광이 부족해서는 아니다고 못 박고 있다.

 

이렇게 가진 것 많아 보이는양산의 무엇이 부족하다는 것인가. 자신만의 브랜드가 부족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양산은 분명 공업도시로 큰 성장을 이루었으나, 그 외에 양산을 대표할만한 가치를 형성하지 못했다. 통합 창원시와 김해, 진주에 이어 인구수가 많은 도시이건만(20151월 기준 인구 : 통합 창원시 107, 김해시 52, 진주시 34) 그 지역의 특색이 옅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위치가 좋다고 평가했지만, 그 위치로 인해 아쉬움도 많다. 부산과 울산이라는 두 광역시 사이에 위치한 양산. ‘삼산(양산·부산·울산)의 중심지 양산이라는 구호도 이런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리 생각한다.


이렇게 아쉬움을 늘어놓았지만 양산은 미래가 기대되는 도시다. 과거 공업에 치중하면서 돌보지 못했던 자연환경을 돌보고 있다. 양산천 변의 유채 단지는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 됐다. 특히 올해, 2015년은 2006년에 시작한 '양산천 친환경 종합개발사업'의 막바지이기도 하다. 하천 전역을 1급수로 만들겠다는 이 사업에서 양산의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가? 


전국 명품 자전거길 20곳에 선정된 양산시 물금읍 황산베랑길을 달리는 라이더들. /양산시


독후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내용과 형식으로 경남의 재발견의 독후감을 작성하게 됐다. 글을 쓰면서 책을 읽고서 쓰는 독후감이라는 생각보다는, 책을 통해 지역을 간접체험했다는 생각 때문일까. ‘직접 방문해본 뒤, 내가 생각하는 OO’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다 보니 틀에 맞지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책의 감상을 통해 지역을 알아보자는 생각은 성과를 거둔 듯하다.

 

사람의 기억력이라는 게(특히 필자의 기억력) 참 알 수가 없다. 글을 쓰기 위해 2~3번 읽은 내용들이 벌써 가물가물하기도 하다. 다른 인문도서는 한 번 책을 읽으면, 그대로 책장에 꽂아두면 된다. 언젠가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꺼내서 펼쳐보면 되니까. 하지만 경남의 재발견은 책장에 꽂아두기가 어렵다. 수시로 신세를 질 것 같기에. 앞으로 경남 지역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볼 일이 많을 텐데, 그때마다 경남의 재발견을 펼치게 되리라 생각한다.

 

독서 후기의 첫 편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이 책은 경남지역을 자세히 알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 내용이다. 해안편과 내륙편, 2권으로 구성되어 지역의 역사와 특산물·먹거리·볼거리를 소개한다. 해안지역과 내륙지역을 아우르는, 경남지역에 대한 인문지리서를 표방하는 경남의 재발견이 그 주인공이다.”

 

이와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이 책은 경남지역의 인문지리서, ‘경남의 재발견이다.



2015/03/25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지역을 좇다


2015/03/26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마산을 둘러보다


2015/03/26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이순신과 조선의 도시


2015/03/30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김해 = 김해평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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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평야 말고 딴 걸로 바꿉시더 #4

 

드디어 경남의 재발견 내륙편이다. 내륙편에서는 진주·김해·밀양·양산·의령·함안·창녕·산청·함양·거창·합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던 지역들이 있는가 하면 역시나 잘 모르는 지역들도 있다. 그 비율이 후자가 높은 것은 애석한 일이다.

 

내륙편의 후기로는 본문을 통해 김해를 다루고, 다음 편을 통해 진주와 양산을 묶어서 다루고자 한다. 물론 이 지역들이 객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좋다거나 하는 영역은 아니다. 내가 생활했던 지역(김해, 진주)과 최근 관심이 생긴 양산에 대해서 쓰고자 하는 것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경상남도 김해시. 필자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은 꽤나 알려진 도시다. 김해를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들도 이름은 들어봤다고 말하는 편.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인지도가 상승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작용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이래저래 타 지역에 비해 아는 게 많은 이곳을 책에서는 뭐라고 설명했을까? 먼저 경남의 재발견에서 말하는 김해를 살폈다.

 

김해는 평야. 도심으로 둘러싼 너른 들판으로 펼쳐진 평야는 경남은 물론 이 나라에서 손꼽히는 비옥한 땅이다. ‘김해 흉년 들면 경남이 굶는다는 옛말에 허세는 없다.”

 

진영갈비와 뒷고기의 고장이다. 주촌면·어방동에 각각 있는 도축장을 중심으로 정육점·식당이 따라붙으며 진영갈비거리나 뒷고기 등이 탄생했다.”

 

유별나지 않은 지역색의 도시. 동부로는 부산, 서부로는 창원과 밀접해 외부지역과 생활권을 공유하기 때문에 고유의 색이 옅다.”

 

공감하기도 하지만 의문도 든다. ‘김해평야때문이다. 사실 글을 쓰기 전, ‘김해에 대해 무엇을 얘기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부산’, ‘가야’, ‘노무현’, ‘경전철’, ‘교통. 하지만 그중에 김해평야는 없었다.


부산에 있는 김해평야.


김해평야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다. 타지 사람들이 김해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말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석연찮은 점이 있어 포털사이트에 김해평야를 검색해봤다. 이름은 김해평야지만 주소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중림동으로 나타난다.

 

검색을 계속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김해평야에 대해 아래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김해평야는 대부분 현재의 낙동강 서쪽에 발달되어 있다. 낙동강 서쪽의 넓은 삼각주는 본래 경상남도 김해의 땅이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부산의 시역(市域)이 확장됨에 따라 지금은 거의 전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속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5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4년 원격탐사 활용 경지면적조사 결과라는 보고서를 확인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역별 논, 밭 등의 면적을 조사한 자료가 있다. 자료 하단에는 면적별 상위 5개 시군의 순위가 매겨져 있다. 물론 이 중 김해는 없다.


 전국의 경지, 논, 밭 면적 순위. / 2014년 원격탐사 활용 경지면적조사 결과


그렇다. 필자는 김해에서 자랐지만 평야를 체감하지 못한다. 혹시 개인적인 문제인가 싶어 마산 때와 마찬가지로 또래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이번에 김해에 대해 글을 쓰고 있거든. 타지 사람들한테 김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김해평야라고 하는데, 나는 이 말에 공감하기가 힘들다. 말이 평야지, 도시화 된 지역도 많고 농지가 넓긴 하지만 사람도 거의 없는 외곽에 빠져있어. 농업 종사자보다 다른 게 훨씬 많은데 김해를 김해평야로 말할 수 있을까? 니들 생각은 어떠냐?”

 

꽤나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대략 10여 명과 얘기를 나눈 결과, 조금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대부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더 이상 김해를 대표하는 것은 김해평야가 아니다라고.


 20대들의 대화방. 주제는 '김해'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쯤에서 감히 결론짓는다. 김해는 더 이상 평야로 정의할 수 없다. 그리고 김해시에게는 김해평야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야를 지속해서 발전시켜나갈 것이 아니라면 김해평야로 정의되는 김해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미 김해시 스스로도 농업보다는 각종 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키는데 주력하지 않았는가?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김해의 새로운 동력산업이 될 무언가에게 김해평야는 뛰어넘어야 할 큰 벽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김해하면 평야가 나와 버리니 말이다.

 

김해의 대도시화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김해가 자신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내 고장이기에 더욱 엄격할 수 있고, 거침없이 말할 수 있다. 나 역시 김해의 시민이므로. (아직 주소지 이전을 하지 못했다.)




2015/03/25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지역을 좇다


2015/03/26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마산을 둘러보다


2015/03/26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이순신과 조선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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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네들 보고 미항(美港)이라 카데예 #3


전편(경남의 재발견, 마산을 둘러보다)에 이어 경남의 재발견해안편의 독서 후기다. 본문에서는 미항(美港) 통영거제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통영과 거제는 각각의 특색이 있는 도시들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통영을 떠올리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함께 기억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통영 곳곳에서 충무라는 이름과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현재의 통영시는 1995,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돼 통영시가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이름만 봐도 알겠지만 충무시의 충무는 이순신 장군의 시호(충무공)를 뜻한다. 그리고 통영이라는 이름 역시 경상, 전라, 충청 3도의 수군을 총괄하는 총사령부인 통영삼도수군통제영의 통제영에서 비롯됐다. 이곳의 최초 삼도수군통제사는 이순신 장군이다. 즉 충무, 통영 모두 이순신 장군을 뜻하는 만큼 통영시를 이순신 장군의 도시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통영을 소개하는 데 충무김밥을 빼놓을 수 없다. 어찌 보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하기엔 조촐해 보일 수 있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바다라는 특성에 맞춰 지역민들이 생각해낸 '통영만의 메뉴'다. 물론 충무김밥 이외에도 어장 아비(선주)들의 도시라고 불리는 통영이니만큼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이순신 동상과 해저터널, 동피랑 벽화마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이곳 통영에는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필자 역시 관광 차원에서 통영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직접 가본 소감으로는 소문난 장소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첫 방문을 하는 이들이라면 도시의 생김새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라는 특성은 내륙지방의 사람들에게 큰 신기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아니, 섬과 섬이 다리로 이뤄져있어?”

 


거제 역시 통영과 마찬가지로 이다. 제주도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2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를 포함, 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거제시통영이 곧 이순신 장군이라면 거제는 곧 조선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항구의 도시로 이름난 이곳은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메카다.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 1위에 달하는 대한민국의 조선 산업은 거제를 기점으로 성장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 산업의 거목들이 거제에 위치했기 때문. 물론 이들 기업이 거제가 지닌 여러 장점들을 보고 자리 잡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일부 지역민들이 조선소로 인해 물가가 높아졌다거나 치안이 나빠졌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는 하나, 눈부신 경제 발전의 근간은 거제 조선소에 있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는 바다.

 

통영과 거제는 옆(?) 동네에 위치하면서 유사점이 많은 도시다. 1971년에 건설된 거제대교를 통해 생활권이 가까운데다 해안도시에 섬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갈치, 멸치, 고등어, 조기, 대구 등. 근대 이후에는 해산물 외에도 알로에나 한라봉 등의 다방면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알로에 같은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0년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의 건설로 부산과도 생활권이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를 통해 시민들이 부산에서 소비를 하면서 거제 상권에 타격이 가거나 시내버스 운행에 논란이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거가대교 / 경남도민일보


거제와 통영, 모두 바다의 축복을 받은 도시들이다. 경남의 재발견에서는 통영과 거제를 두고 풍족한 해산물로 사시사철 부족함이 없었던 도시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지역들은 가진 것이 많았던 만큼 빼앗긴 것도 많다. 지리적 축복을 받은 이 지역을 일제가 노린 것. 거제의 대구는 일제강점기 시절 마구잡이식의 어획으로 인해 80년대에 들어 양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한국전쟁에서도 큰 피해를 입은 도시 중 하나이고.


과거의 아픈 과거를 딛고 일어서고 있는 통영과 거제를 돌아보며, 경남의 재발견 해안편의 독서 후기를 마치고자 한다. 해안편에서 소개된 지역들은 아무래도 바다가 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바다에서 수확하는 해산물이 어떻게 이리 다채로운지 신기하기도 하다. 한가로운 주말, 시간이 난다면 경남의 바다를 보러 가는 게 어떨까. 역사를 알고 바라보는 지역은, 또 다른 모습으로 비칠 듯하다.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 다루지 못한 지역들에 대해서도 글로 작성했으면 하는 마음을 품고, 바다를 떠나 육지로 떠날 차례다




2015/03/25 - [도서] - 경남의 재발견, 지역을 좇다.


2015/03/26 - [도서] - 경남의 재발견, 마산을 둘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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