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어떻게 보나 - 노혜경 시인

 

"예외적 사건 아냐 남성 중심주의 돌아봐야"

일상적 성폭력 경험 다반사

잠재적 가해자 반성 계기로



피해자들이 안타깝고,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가해야 한다는 데는 전혀 이의가 없습니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을 바깥에 말하기까지의 고통, 말한 이후에 있는 비판까지 생각하면 피해자에게 더 잘해줘야 하고, 가해자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고 보고요.

 

그런데 묘하게 남성 Vs 여성구도로 만들려는 모습이 왕왕 보입니다. 이런 걸 보면 안타깝고, 껄끄럽고, 화나고··· 그러다 보니 여러모로 포기하게되네요.

 

성폭력 피해자들이 여성’이 많, 실질적 가해자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런 피해자가 많은 여성을 위한 정책 등이 필요한 거고요.

 

하지만 피해자가 안타까운 건 여성 피해자라서가 아니라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가해자가 나쁜 건 남성 가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이기 때문인 거고요.

 

여성은 피해자, 남성은 가해자라는 이분법적인 논리는 흑백논리이며, 더 큰 갈등을 만들뿐이라 봅니다.


옆에서 같이 도우려 해도 피해자도 아닌 주변 사람이 너도 똑같이 나쁜 새끼야!’ 하는 거죠. 그러면 그래, 나도 똑같이 나쁜 놈이야 ㅠㅠ하면서 도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정도의 호인이 아닙니다. ‘그럼 난 손 뗌하고 빠질 겁니다. 도우려는 사람을 배척하고, 적과 아군으로 구분 짓는 행위를 보면 변화가 싫어서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아닌가?’ 싶습니다.

 

피해자가 그런 말을 하는 건, ‘피해자가 겪은 고충을 생각해서따위의 이유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니까요. 하지만 소위 여성운동 한다는 사람들이 남자는 잠재적 가해자라고 하는 거에는 전혀 동의 못 하겠고, 화가 나네요.

 

 

잘못을 비판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적폐(누적된 폐단)를 없애는 건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숙제고요. 하지만 저는 대부분의 가해자가 남자라는 이유로 남자는 반성해야 한다는 말엔 전혀 공감 못 하겠습니다.

 

가부장적 사회라고 하지만, 저는 살아오면서 남자라는 이유로 무슨 혜택을 받아왔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대학 때 여초 조직에서 남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불편을 감수했을지언정, 차별적 혜택을 누린 적은 없습니다.

 

과거를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분명 남성이 여성에 비해 많은 혜택을 누렸고, 부당한 권력을 행사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아직도 사회에 남아 있겠죠. 이것들이 이번 미투 운동을 통해 바깥으로 드러나는 거라고 보고. 지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이를 두고 남자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하는, 소위 가부장적 사회에서 살아온 남성들의 자기반성이 튀어나옵니다. 진중권 등은 나는 메갈리안이다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요.

 

그들이 자기반성하는 건, 자신들이 봐온 게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네들이 활동하는 분야(문화예술, 정치, 사회 등)에서 온갖 것들이 튀어나오고 있는데, 그런 걸 봐왔고, 알고 있었으니 반성하는 거죠.

 

근데 자기들이 잘못한 걸 남자라는 더 넓은 카테고리로 넓혀버리곤, ‘남자들이 잘못했다고 합니다. 전 가만히 있다가 덤터기 씌워지고요.

 

고은이나 이윤택. 30년대생과 50년대생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온갖 걸 다 누린꼰대들의 책임과 사과를 생물학적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90년대생인 저에게까지 요구합니다. 그 범죄자들이랑 같은 남자라는 이유로 너는 잠재적 가해자라는 소릴 들어야 한다고요? 웃기지 마세요. 차라리 베트남 전쟁에의 피해자들이 사과하라면 나라 전체가 월남전 파병의 혜택을 누렸기에 다른 생각 없이 무조건 사과하겠지만. 개인의 저질스러운 욕망, 생각을 제가 대신 책임져야 할 이윤 없습니다.

 

적어도 남자라서득본 거라도 꽤나 있으면 모를까. 가만히 있다가 얻어맞으니 어이가 없네요. 살아오면서 남자라고 득 본 거라곤, 명절 때 음식 같은 거 안 차리는 게 자연스러운 것뿐이었습니다. 큰어머니, 작은어머니 일하시는 데 노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들어드린 게 이미 중학생 때부터고요.

 

반드시 남자라며 다른 범죄자들과 같은 카테고리에 묶여야 한다면. 저는 그냥 남자를 포기하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피해자는 피해자라서 안타까운 거고, 가해자는 가해자라서 나쁜 겁니다. 여성이니 남성이니 하는 것 이전에 인간이고요.

 

여성 피해자가 다수니 여성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걸 위해 여성가족부니 여학생회니, 여성휴게실이니, 여성주차장이니 하는 차별적 기구가 있는 거고요. 이런 차별적 기구가 있어야할 정도로 가부장적 사회의 폐단이 강했고, 또 각종 피해가 있다는 거죠.

 

격차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차별적 기구가 없어집니다. 대학 사회에서 여학생회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걸 과거 여학생회가 있어야만 남성과 대등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이젠 없어도 얼추 대등해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서로 대등하다면 여학생회같은 특정 성별을 위한 조직은 오히려 차별을 불러오니까요.

 

아직 여학생회가, 그리고 조직 내에 여성 복지를 위한 조직이, 정부에서는 여가부가 있는 게 완전한 평등이 오지 않은 결과물이라 봅니다. 여가부가 그렇게 욕 먹더라도 존재하는 건, 실제 여성들이 겪는 불편함이 많기 때문일 테고요. 언젠가 차별의 격차가 줄어들고, 오히려 여가부가 있음으로써 차별이 생기게 된다면 여가부가 없어지겠죠. 여학생회마냥.

 

 

미투 운동을 지지합니다. 피해자들에겐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가해자에겐 엄중한 처벌을 원합니다.

 

남자는 잠재적 가해자라고 하는 여성운동은 전혀 인정하지 못 하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들은 흑백논리를 내세우는, 사회 갈등을 야기하는 위험 조직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여성, 남성 운운하기 전에 인간입니다. 자신이 싫은 것을 남에게 하지 않고, 상대가 싫어할 거 같은 걸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걸 권장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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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퍼블리싱하는 게임 클로저스의 성우 교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5일 판교 넥슨 사옥 앞에서 집회에 참여한100여 명은 김자연 성우 교체가 부당하며 넥슨이 13세 여자아이를 성 상품화 한다고 비판했다.

 

여성들로 구성된 이번 집회에서는 13세 여자아이 성 상품화하는 넥슨 13세 도구가 말이 돼티셔츠는 여러분을 해치지 않아요 도 넘은 성적 대상화·노출 숨든어택’ 등이다.

 

피켓에서 의미하는 ‘13는 게임 클로저스의 캐릭터인 레비아를 의미한다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이계 생명체인 이 캐릭터는 인간이 아니기에 13세라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외견을 지니고 있는 게 특징이다집회 참가자들은 레비아가 13세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노출도가 높은 복장을 입으며 대사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도토리유치원'은 넥슨 사옥 1층에 위치한 사내 어린이집의 명칭이다 /인벤


하지만 집회에 쓰인 피켓 중 표현이 지나치지 않느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넥슨 사옥 1층에 있는 어린이집의 이름을 차용해 OOO 유치원 아빠 나도 13살 되면 벗길 거야아빠나도 13살 되면 저런 옷 입는 거야아랫집에는 애키우고 윗집에선 애벗기고 등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단법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무보회를 홈페이지에 행사의 부적절한 피켓·구호를 고발했다게시물을 본 학부모들은 이 사람들은 뭔데 어린이집 앞에서 저런 막말을 하나요?”, “여기가 어딘가요정말 이런 말들을 했다구요?”, “저게 올바른 페미니즘 단체라면 대체 뭘 위해서 시위하고 있는 거죠?”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남자친구와 함께 대구에서 판교까지 온 여성은 주변 참여자들에게 거지 데이트등의 말을 듣고 쫓겨났다. 이무렵 집회 참여자들이 다수 이용하는 여성 커뮤니티 워마드에서는 해당 커플에 대해 남친 데려와도 한남은 음식 주지 마라며 거지X끼들이 어딜 기어들어오노관심도 없는데 음식먹으러 구걸 오지네” 등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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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독립 문화계소위 서브컬처계로 불리는 시장이 시끌벅적하다성우 교체 논란으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게임계를 떠나 웹툰라이트노벨심지어는 정치계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대형 이슈가 됐다.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게임 클로저스의 캐릭터 성우가 18일 메갈리아4’를 후원하면 받는 티셔츠를 자신의 SNS에 인증한 게 사건의 발단이다메갈리아4는 논란이 일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페이스북 계정으로기존 메갈리아1·2·3가 계정이 정지되어 4번째로 만들어진 페이지다.

 

클로저스 유저들은 메갈리아에 대해 건전한 페미니즘 단체가 아니라 페미나치’ 집단이며이런 곳을 후원한 성우의 목소리를 게임 속에서 듣기 싫다며 넥슨에 성우 교체를 요구했다넥슨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19일 성우 교체를 발표했다.

 

하지만 성우 교체가 부적절하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나타났고이중 다수의 웹툰 작가들이 포함되어 있었다.웹툰 작가들은 SNS를 통해 넥슨 보이콧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넥슨의 결정이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클로저스 유저들을 비롯웹툰의 독자들이 작가에게 메갈리아는 페미니즘 단체가 아니다”, “메갈리아는 일베와 같은 조직” 등의 말을 전했으나이 대화 와중에 일부 웹툰 작가들의 부적절한 표현이 새로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비속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투의 표현을 사용하는 작가들에 분노한 독자네티즌들은 웹툰의 평점을 깎는가 하면 해당 발언을 한 작가의 플랫폼 사이트에 환불 및 탈퇴를 요청하기 시작했다웹툰 관련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탈퇴 인증을 하면 베스트 글로 만들어주는 등, ‘탈퇴 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파급력을 낳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자발적으로 각종 커뮤니티 및 신고/민원을 제기할만한 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언론사를 포함한 국민 신문고방통위학부모회콘텐츠 진흥원 등등이 대상이다.


동시기에 서브컬처계의 한 소설 작가는 독자는 돈 내는 노예라는 부적절한 표현을 해 질타를 받고 있다.

 

한편 정의당은 20일 문화예술위원회 논평을 통해 넥슨의 성우 교체 건을 비판했다가 당원들의 반발에 홍역을 앓고 있다.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논평에 대한 지도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으나 당에서는 24일 새벽까지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이에 정의당 당원들은 독자적으로 비상대책위를 꾸리거나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 게임 성우 교체 건으로 시작된 사건이 정치계까지 확산되면서 어떻게 마무리될지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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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저녁부터 시작해 식기는커녕 활활 타오르는 주제가 있습니다. 무엇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번 사태의 한가운데에는 ‘메갈리아’가 있죠.    

 

넥슨에서 퍼블리싱 하는 게임 ‘클로저스’에 신규 여성 캐릭터 출시 계획이 잡혀있었는데요. 해당 캐릭터의 성우를 맡았던 김자연 성우가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에 후원하면 받는 티셔츠를 자신의 트위터에 ‘인증’한 게 사건의 발단입니다.


문제가 불거진 후 클로저스 유저를 비롯한 ‘메갈리아’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이들은 김자연 성우의 행동에 대한 비판과 넥슨에 항의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 날인 19일, 넥슨은 해당 캐릭터의 음성을 삭제하고 성우를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김자연 성우 역시 개인 블로그를 통해 입장 표명을 했습니다.


‘회사 측은 저를 많이 배려해주었다. 지난달쯤 녹음을 마쳤고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  

http://blog.naver.com/knknoku/220766463634



이렇게 일단락될 것 같은 사태가 더 번진 것은, 이번 김자연 성우의 하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있겠지만 유독 눈에 띄는 그룹이 있습니다. ‘웹툰작가’인데요. 네이버, 다음, 레진코믹스··· 여러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웹툰 작가들이 김자연 성우를 하차시킨 넥슨을 비판하고, ‘넥슨 보이콧’을 선언합니다.


자연히 이들은 ‘메갈리아’ 논란에 비판했던 기존 클로저스 유저들을 비롯, 메갈리아에 비판적인 네티즌들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개인의 사상으로 김자연 성우의 목소리를 삭제한 것이 잘못된 것인지, 혹은 넥슨은 퍼블리셔로서 유저들의 여론을 받아들였을 뿐인 당연한 행동인지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대화 과정에서 눈을 의심할 단어들이 트위터를 통해 쏟아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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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네티즌들은 '김자연 성우를 옹호한 작가' 리스트를 짜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작가의 작품 평점을 깎는가 하면, 집단 환불 및 탈퇴 사태가 벌어지는 중입니다. 웹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레진코믹스 탈퇴 인증을 하면 베스트 게시글로 만들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요.   


처음에는 메갈리아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작가들을 비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독자를 무시하는, 프로의식이 결여된 작가들에 대한 반발이 주된 요인입니다.   




심지어는 평소 웹툰을 즐겨보던 독자들이 스스로 “웹툰 규제를 강화해 달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웹툰 산업의 성장을 위해 규제를 반대해왔으나, 자정능력이 없는 시장에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7/21/story_n_11125794.html


메갈리아로 비롯해 웹툰 시장의 규제까지. 더 놀라운 건 아직도 끝아 아닌, 과정일 뿐이라는 건데요. 과연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갈지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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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 건으로 김자연 성우를 옹호하는 논평을 낸 정의당(정확히는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은 논평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당원들의 반발로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이 후끈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당원들의 의견에 당이 피드백을 내놓지 않자 탈당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당 내부에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자는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7/22/story_n_11126824.html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의 인터뷰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html?bbs_code=JS1

정의당 당원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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