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서울로 모이는 것은 왜일까. 일전에 이런 얘기를 나눌 때 나는 그 해답을 수요와 공급이라 말했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생긴다. 그리고 공급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레 공급을 쫓아 수요도 늘어난다. 경제논리에서는 공급이 과잉되면 수요에 맞게 조정될 것이라고 하지만, 공급되는 게 상품이 아니라 생활 전반적인 모든 것이기 때문일까. 공급이 과잉되더라도 서울로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났다.

 

<지방 식민지 독립선언>은 이런 서울,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비판하고, 지방주의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의 저자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저술가로 활동하며 모든 종류의 차별(지방차별, 여성차별, 장애인차별, 학력차별 등)을 비판하는 사회비평가다. 그는 지방에서 수십 년 동안 대학교수로 지내면서 본 모습을 토대로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집중된 대한민국의 기형적 모습을 비판한다. 서울을 서울공화국이라고, 지방을 식민지라고 표현했다.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중앙의 신탁통치라고도 했다.

 

 

지방은 중앙의 식민지이기 때문이다. 지방 식민지화는 인정 욕구의 획일화·서열화는 물론 대학입시·사교육 전쟁, 극심한 빈부격차, 지역주의, 정치의 이권투쟁화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 문제들의 핵심 원인이다. 이게 바로 중앙의, 중앙에 의한, 중앙을 위한 지방정치의 기본 메커니즘이다.” - 43~44p, 중앙의, 중앙에 의한, 중앙을 위한 지방정치

 

중앙정부건 지방정부건 정부 예산은 눈먼 돈이다. 눈먼 돈을 붙들기 위한 사생결단식의 전쟁이 전국에 걸쳐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 줄 전쟁이다. 그런 줄이 있느냐 없느냐, 강하냐 약하냐가 지방 선거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으니, 이걸 어찌 지방자치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내부식민지 줄 ᄊᆞ움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 139p, ‘내부식민지 줄 싸움그만하자

 

저자의 이런 주장들은 근거 없는 피해의식으로 생긴 것은 아니다. 인구의 절반, 대기업의 본사, 상위권 대학의 위치, 공공청사 등, 눈에 드러나는 자료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역량이 수도권에 집중되는지 보여준다.

 

책에서는 수도권 과밀화 현상은 수도권의 몇몇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 유력인사들의 문제기도 하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를 보면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해결하지 못 하는문제가 아니라, ‘안 하는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


 

지방을 떠나는 사람들이 돈 벌어 서울 강남으로 간다면 지방이야 어찌 되건 말건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대부분 지방에선 먹고살 길이 없거나 희망이 없어서 떠난다. 고향 떠나 뿔뿔이 흩어져 힘겨운 생존투쟁에 나선 이들에겐 인터넷 들어가 하소연할 시간도 없을 게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들의 인권은 사회적 의제로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 285p, “서울은 어떤 의미에서 대한민국보다 중요하다고?”

 

나 역시도 취업할 때 지방 기업보다는 숫자가 많은 수도권에 먼저 눈을 돌렸었다. 지금에야 경남도의 소식과 이야기에 눈길을 돌리고 집중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기 때문에서지, 남들이 생각하는 지역 애착과는 성질이 다르리라 생각한다.


 

청년들이여 고향을 지향하라” - 276p, 일본 지방행정가 이즈모시 데쓴도 발언

 

교통·미디어 등의 발달로 생활권이 넓어졌다. 저가항공, KTX 등으로 이제는 쇼핑을 하러 창원에서 서울까지 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지방의 생존을 위해서는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먹고 살기 위해 지방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쭉 지방에서 자라온 이가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먼저 눈 돌려야 하는 것이야 말로 문제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언제고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지방을 내 지역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저자는 극심한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기금 조성을 들었다. 공감하며, 지역 중소기업들을 위한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덧붙인다. 지역 기업을 통해 지방의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야 말로 지방 식민지 독립선언의 핵심 내용이지 않을까.

Posted by 개척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