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그리고 이를 표현한다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제가 저 나이 때는 게임, 만화, 판타지 등에 빠져있었고,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1도 관심이 없었으니 대단하다고도 생각하고요.

하지만 집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동경 135도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경도는 127.5도에 가깝다.



우선 기사에도 나온, 팩트부터 말해볼까요.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표준시는, 지구 둘레 360도를 15도씩 24등분한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0으로, 동쪽으로 15도씩, 서쪽으로 15도씩 24개의 선을 만든 거죠.

대한민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표준시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동경 135도'입니다. 일본의 표준시와 동일하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동경 124도 ~ 132도 위치에 있습니다. 135도와는 거리가 있고, 대한민국의 시간을 표현하자면 +9시간이 아니라 +8시간 30분 정도를 하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그 예로 북한은 2015년 +8시간 30분인 127.5도 '평양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경도에 있음에도 북한과 대한민국은 30분의 시차가 있는 이유죠.

이렇게 본다면 북한이 일제강점기 때 강제로 사용하게 된 동경 135도를 버리고, 우리에 맞는 표준시를 사용하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일제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해 '일본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일본은 같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동경 135도'를 '일본 시간'으로 보는 게 과연 맞을까요?

'동경'을 일본의 '도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동경 135도'의 동경은 서경/동경입니다. 물론 이를 '동경시'라고 부르는 것에, 일본의 도쿄(동경) 영향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동경 120도를 북경시라고 부르는 것처럼, 동경 135도를 사용하는 나라 중 영향력이 큰 일본에 의해 '동경시'라는 표현이 보편화된 감이 없잖아 있고요.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을 '동경시'라고 쓰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동경 135도 시간을 쓰는 것은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결과, 가 아니라 다른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고요.(이 내용에 대해서는 글 후반부에 다시 작성하겠습니다.)

만약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 구글 등 각종 사이트, 어플리케이션에 '동경시'로 축약돼 있는 것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시간을 바꾸는 게 아니라.

'동경 135도'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만이 아닙니다. 러시아, 팔라우,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 그 위도에 있는 국가들을 그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한 나라라고 하더라도 경도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적용되는 사례가 많이 있으니까요.)

동경 135도 시간을 사용한 건 1912년부터입니다. 그리고 1954년, 이승만 정권은 대한민국에 맞춘, 동경 127.5도로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1961년 '다시' 동경 135도, 동경시로 바꾸게 됐고요.

이는 외교·무역 등의 문제였습니다. 0.5 단위로 되면 시간 계산이 어려워지고, 이는 군사·외교·무역 등의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단순히 '번거롭다'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도는 동경 82.5도, +5시간 30분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도 +30분 단위의 시간을 사용한다.




물론 30분 단위의 시간을 쓰는 나라가 없지는 않습니다.

2015년부터 북한이 그랬고, 인도나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의 국가들이 30분 단위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정 국가는 45분이라는, 0.75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맞물려 있습니다. 제가 외교 등의 이유로 시간을 바꾸는 게 어렵다고 말했지만, 이게 절대적인 것도 아닐 것이고요. 실제 경도에 맞는 시간(+8시간 30분)을 가지는 것에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도 분명하고요.

동경 120도(중국이 사용하고 있고 +8), 동경 127.5도(우리나라 지형에 맞춘 독자적 표준시, 과거 잠시 사용했고 현재 북한이 사용), 동경 135도(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9) 중 무엇을 선택할지. 외교 등에서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127.5도로 할 것인지, 아니면 135도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동경 135도시를 127.5도로 바꾸며, '일제 청산' 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사용하고 있는 표준시에 대해 '일제 청산'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시간을 바꿀 게 아니라 '동경시'로 불리고 있는 것에 대한 수정 작업을 해야 합니다. '다케시마'를 '독도'로 표기법을 바꾸도록 하는 운동처럼요.

동경 135도는 일본의 시간이 아니라 동경 135도에 있는 지역의 시간입니다.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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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모니 2018.03.27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뽕하려면 일본시간 쓰면 안된다 아이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