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중턱에 위치한 훈련장소. 도착하자마자 훈련에 돌입했다. 제일 먼저 도착한 조이기에 순서가 빨랐다.


첫 번째 훈련은 시가지 전투였다. 도심 내에 적군이 침입했다고 가정하고 이를 격퇴하는 훈련. 진주, 서울의 훈련장에서는 생략한 훈련이었고 대전에서는 세워져있는 사람 모양의 표적으로 훈련을 했었다. 하지만 김해예비군훈련장에서는 페인트 탄과 보호구를 줘가며 제대로하는 모양이다.

 

포장해서 말하면 시가지 전투훈련이지, 사실상 서바이벌 수준이다. 조교 2명이 정해진 레퍼토리 내에서 사격을 하고, 훈련병들은 탄을 피해 가면서 10분 이내에 목표 깃발을 뽑는 것. 3명 이상 조교의 페인트 탄에 맞으면 실격이라는데, 조교가 대충 쏘기도 하고 몸을 드러낸 뒤 2~3초 뒤에야 사격을 하기에 난이도가 낮았다. 내가 속한 조는 너무 늘어지지 말고 적당히 해서 조기퇴소하자라고 말을 맞춰놓았기에 빨리빨리 끝냈다. 1분 40, 교관 말로는 최단 시간 클리어란다. (필자의 경우 페인트 탄을 쏘는 게 재밌어서 조교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기다리다가 헤드샷을 날려줬다.)


저 광고들은 돈을 받고 설치한 것일까.


20여 분 동안 산을 타고 또 20분 정도를 교관의 교육(이 훈련의 취지와 시행 방법 등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받은 게 1분 남짓 만에 끝나버리니 허탈하기도 했다. 듣자 하니 10분의 1 정도 확률로 실패하는 조도 있다 카더라.

 

두 번째 훈련은 검문소 운영이다. 검문소를 배치해 적군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도로공사 때 길을 막거나 경찰이 음주단속하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이때야 알았지만 금요일에 시행된 이 훈련은 첫 번째가 아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필자가 훈련을 받을 땐 금요일) 쭉 이어져왔고, 며칠 연속으로 훈련을 받는 사람들이 다수. 그래서 교관의 교육조차 생략하고 곧바로 실습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문소 운영은 차량이 강행돌파할 수 없도록 장애물을 S자로 배치한 뒤, 각자에게 하달된 임무를 수행하는 훈련이다. 필자가 맡은 역할은 엄호조. 드럼통 하나 세워놓고 뒤에서 총으로 겨누고 있기만 하면 된다. 이번 훈련 역시 1분 정도 만에 끝났다. 이동하는 데 30, 대기시간이 30분 정도 걸렸는데, 정말이지 비효율의 극치라고 생각했다.

 

이후 산 중턱까지 내려가 오전의 마지막 일정인 안보교육 및 시험을 수행했다. 동영상을 틀어놓고 10문제 정도의 문제를 내 시험을 치는 것. 틀려도 동영상을 다시 보여주므로 부담은 없었다. , 필자 조의 분대장은 동영상이 나오기도 전에 이 문제 4일째 풀어서 다 외웠어요라며 답을 써내려갔다. 혹시 몰라 열심히 동영상을 본 나는 감탄했다. 만점이다.

 

이윽고 점심시간, 점심을 먹겠다고 한 사람들은 점심을 먹고 나머지는 적당히 쉴 곳을 찾아 몸을 뉘었다. 필자는 그다지 맛있지도 않은 밥을 5000원씩이나 써가며 먹기 싫다는 이유로 밥을 걸렀다. 체중감량을 위해서라는 명분도 일정 부분 있었다. 적당히 페이스북에 중간보고를 하고, 글의 조미료가 될 사진을 몰래몰래 촬영. 그리고 따뜻한 볕이 드는 곳에 몸을 뉘었다. 천국이다.


"군복만 있으면 어디서든 누울 수 있어요."


오후에는 목진지 전투 훈련만 했다. 통상적으로 사격 등을 함께 한다고 하지만 필자가 간 날에는 사격 일정이 없었다. 목진지 전투는 산을 배경으로 분대 단위의 임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훈련이다. 진지를 점령하고 다가오는 적군을 발각·사살하는 내용으로 진지 점령·전화기 설치·크레모아(지뢰) 설치·경계임무·수류탄 투척·소총 사격 등을 평가한다. 산 아래쪽에서 조교 1명이 적군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이에 대처하는 방식이었다.

 

글로 써보니 무척 힘들거나 대단할 것 같은 훈련이지만, 이전 훈련과 마찬가지로 맥없이 끝났다. 실제 실습시간은 3~5분 남짓. 하지만 대기시간은 훈련 중 최장이었다. 100명 가량의 인원을 모두 이곳에 집중시켰으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거의 2시간 정도를 기다려서야 실습을 한 필자의 조는 모든 훈련에서 합격을 받아 조기퇴소를 했다


일찍 마쳤다는 게 좋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훈련 시스템이 너무 엉망이라는 불평을 한 것이 사실이다. 편한 게 좋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정도라는 게 있다. 훈련에 대해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런 훈련은 시간 낭비라는 게 필자의 평가훈련을 마친 지금에 와서는 빨리 주소지 이전해서 다른 예비군 훈련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2015/03/29 - [후기] - 예비군 훈련, 김해예비군훈련장을 가다 #1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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