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평야 말고 딴 걸로 바꿉시더 #4

 

드디어 경남의 재발견 내륙편이다. 내륙편에서는 진주·김해·밀양·양산·의령·함안·창녕·산청·함양·거창·합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던 지역들이 있는가 하면 역시나 잘 모르는 지역들도 있다. 그 비율이 후자가 높은 것은 애석한 일이다.

 

내륙편의 후기로는 본문을 통해 김해를 다루고, 다음 편을 통해 진주와 양산을 묶어서 다루고자 한다. 물론 이 지역들이 객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좋다거나 하는 영역은 아니다. 내가 생활했던 지역(김해, 진주)과 최근 관심이 생긴 양산에 대해서 쓰고자 하는 것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경상남도 김해시. 필자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은 꽤나 알려진 도시다. 김해를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들도 이름은 들어봤다고 말하는 편.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인지도가 상승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작용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이래저래 타 지역에 비해 아는 게 많은 이곳을 책에서는 뭐라고 설명했을까? 먼저 경남의 재발견에서 말하는 김해를 살폈다.

 

김해는 평야. 도심으로 둘러싼 너른 들판으로 펼쳐진 평야는 경남은 물론 이 나라에서 손꼽히는 비옥한 땅이다. ‘김해 흉년 들면 경남이 굶는다는 옛말에 허세는 없다.”

 

진영갈비와 뒷고기의 고장이다. 주촌면·어방동에 각각 있는 도축장을 중심으로 정육점·식당이 따라붙으며 진영갈비거리나 뒷고기 등이 탄생했다.”

 

유별나지 않은 지역색의 도시. 동부로는 부산, 서부로는 창원과 밀접해 외부지역과 생활권을 공유하기 때문에 고유의 색이 옅다.”

 

공감하기도 하지만 의문도 든다. ‘김해평야때문이다. 사실 글을 쓰기 전, ‘김해에 대해 무엇을 얘기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부산’, ‘가야’, ‘노무현’, ‘경전철’, ‘교통. 하지만 그중에 김해평야는 없었다.


부산에 있는 김해평야.


김해평야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다. 타지 사람들이 김해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말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석연찮은 점이 있어 포털사이트에 김해평야를 검색해봤다. 이름은 김해평야지만 주소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중림동으로 나타난다.

 

검색을 계속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김해평야에 대해 아래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김해평야는 대부분 현재의 낙동강 서쪽에 발달되어 있다. 낙동강 서쪽의 넓은 삼각주는 본래 경상남도 김해의 땅이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부산의 시역(市域)이 확장됨에 따라 지금은 거의 전부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속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5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4년 원격탐사 활용 경지면적조사 결과라는 보고서를 확인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역별 논, 밭 등의 면적을 조사한 자료가 있다. 자료 하단에는 면적별 상위 5개 시군의 순위가 매겨져 있다. 물론 이 중 김해는 없다.


 전국의 경지, 논, 밭 면적 순위. / 2014년 원격탐사 활용 경지면적조사 결과


그렇다. 필자는 김해에서 자랐지만 평야를 체감하지 못한다. 혹시 개인적인 문제인가 싶어 마산 때와 마찬가지로 또래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이번에 김해에 대해 글을 쓰고 있거든. 타지 사람들한테 김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김해평야라고 하는데, 나는 이 말에 공감하기가 힘들다. 말이 평야지, 도시화 된 지역도 많고 농지가 넓긴 하지만 사람도 거의 없는 외곽에 빠져있어. 농업 종사자보다 다른 게 훨씬 많은데 김해를 김해평야로 말할 수 있을까? 니들 생각은 어떠냐?”

 

꽤나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대략 10여 명과 얘기를 나눈 결과, 조금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대부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더 이상 김해를 대표하는 것은 김해평야가 아니다라고.


 20대들의 대화방. 주제는 '김해'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쯤에서 감히 결론짓는다. 김해는 더 이상 평야로 정의할 수 없다. 그리고 김해시에게는 김해평야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야를 지속해서 발전시켜나갈 것이 아니라면 김해평야로 정의되는 김해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미 김해시 스스로도 농업보다는 각종 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키는데 주력하지 않았는가?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김해의 새로운 동력산업이 될 무언가에게 김해평야는 뛰어넘어야 할 큰 벽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김해하면 평야가 나와 버리니 말이다.

 

김해의 대도시화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김해가 자신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내 고장이기에 더욱 엄격할 수 있고, 거침없이 말할 수 있다. 나 역시 김해의 시민이므로. (아직 주소지 이전을 하지 못했다.)




2015/03/25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지역을 좇다


2015/03/26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마산을 둘러보다


2015/03/26 - [도서/지역] - 경남의 재발견, 이순신과 조선의 도시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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