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대한민국 언론의 현 주소. '메이저'가 앞장서···.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작용해서 1달도 되지 않은 채 이전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해볼 거면 밑바닥까지 경험해 보자는 생각에 검색어 기사만 전문적으로 쓰는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다. 당시 서울에 고시텔을 계약해놓은 상황에서 지역에서는 할 수 없고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본 결과, 이때 검색어 기사를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평생 접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에서 알게 된 지인을 통해 검색어 기사가 뭔지 알고 써본 적이 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써본 적도 있다고 하자 큰 어려움 없이 일하게 됐다. 상당히 큰 언론사였다.

OO닷컴의 인터넷팀 매뉴얼. /미디어오늘


업무는 거의 유사했다다만 매뉴얼이 있다거나 전담팀이 있는 등이전 회사보다 훨씬 체계적인 분위기였다회사의 네임밸류가 있다 보니 조회수도 큰 차이를 보였다하지만 오히려 내부의(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사기는 최악이었다.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서울·수도권에 있는, 명문대로 분류되는 대학교를 졸업·휴학한 사람들이었다. 지역 출신도 있었지만 대학교는 서울에서 나왔단다. 이들 대부분이 언론인을 꿈꾸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이다그런데 정작 쓰고 있는 것은 각선미가 어떻니가슴골이 보이니 하는 저질스러운 내용이라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 심하다고 털어놓았다


검색어 기사가 무엇인지 모르고 들어온 사람이 많았다개중에는 당장 놀고만 있을 순 없으니 이력서를 넣는 동안에라도 잠시 몸을 담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그러다가 합격하면 그만두고 새 일자리로 찾아가고회사에서는 새롭게 인원을 충원하고···.


어뷰징을 담당하는 인터넷팀의 인원은 10명 남짓이었다저마다 출근 시각이 제각각이다어떤 이는 새벽부터 점심까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저녁이 다 될 무렵에 출근해서 밤이 돼서야 퇴근했다나는 오전 11시부터 7시까지를 희망했다아침에 약한 편이기도 하고 과거 야간 아르바이트 경험을 하면서 생활리듬이 엉망이 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급여는 시간 때마다 다르지만 최저임금(5580)이나 시급 6000그러다 계약직으로 일을 하게 되면 월급제로 바뀌는 형태였다.

 

글 작성은 이전 회사에서 썼던 것을 토대로 틀에 맞게 변형시켜 올렸다조금씩 형태가 다르다고 말을 듣기는 했지만 조회수만 나오면 된다는 분위기였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루 기사 작성 건수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은데, 나는 하루 20건을 기준으로 잡았다. 그보다 많이는 되지만 적게는 곤란하다고 했다.


종종 미디어오늘을 비롯한 여타 매체에서 검색어 기사의 기사 건수에 대해 언급을 한다. 하루에 20~30건의 기사를 쏟아낸 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검색어 기사에 기사 건수가 의미가 있을까. 나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어느 매체의 검색어 기사 2개를 소개해 보겠다.

 


 

이 기사는 분명 2개의 기사다하지만 과연 이를 2개의 기사로 봐도 무방할까대부분의 검색어 기사는 타 매체의 기사를 베껴오다 보니 기사를 썼다고 하기가 민망하다더군다나 검색어 순위가 높거나 유지된다면 한 번 썼던 기사를 수차례 반복해서 올리기도 한다.

 

내가 썼던 검색어 기사가 포털 검색 첫 단에 있을 때중앙일보에서 동일한 키워드로 작성된 기사가 내 글의 하단에 꼬리처럼 붙었다그리고 5분 뒤 그 기사의 제목이 변경됐고 1시간쯤 뒤에는 그 글이 상단에내 글이 꼬리로 붙었다제목과 내용만 살짝 바뀐 거다이처럼 필요할 때는 수십 개의 글을 올리기도 한다.


바람직한 내용들도 아닐뿐더러 기사를 클릭하지 않아도 같은 내용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연애'가 신경쓰인다.


그러던 중 일을 하면서 담당하던 팀장에게 양해를 구했다. “내가 써야 하는 글들은 다 쓸 테니까 별도로 작성한 걸 올려도 괜찮겠냐. “물론 내용이 부적절하다면 폐기해도 좋고 그저 조회수를 통한 반응이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었다. 그러자 제출하면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얻었고, 결국 서너 개 정도의 글들을 시험삼아 올릴 수 있었다.

 

올린 글들은 검색어 순위 중 인물이 아닌 경우, 예컨대 탄생석이나 OOO일 등의 키워드가 나왔을 때 매뉴얼에 나오는 형태는 갖추되 규격화된 내용이 아니라 다른 내용으로 써보는 실험이었다. 무의미한 생산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내용을 써보고 싶다는 속내였다.

 

탄생석이라는 키워드가 올라왔을 때 나라별 탄생석의 차이나라별 보석의 표기법등을 작성했다. 매월 초마다 등장하는 검색어니까 다시 검색어 순위에 오를 거라고 생각했고 예상이 적중했다. 나름대로 조사를 해 뒀던 내용을 토대로 글을 올렸고 비교적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물론 여배우 한 명을 잘 벗긴 것’(아르바이트를 하던 사람들끼리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이런 표현을 썼었다.)에 비하면 그다지 높은 숫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선정적이고 무의미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수요가 있다는 걸 확인한 기분이었다.

 

설이 되기 전, 일을 그만두고 다시 김해로 내려오면서 3개월 정도의 짧은 서울 상경을 마쳤다.




2015/05/28 - [후기] - 메이저 언론 낚시기사 알바 체험 해봤더니 - 1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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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경제신문에서 연예 소식을?

 


 

2014년 더위가 가시고 날이 시원해질 즈음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이력서는커녕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없었으나 무슨 자신감에서인지 시원스레 사직서를 제출했다.

 

10월쯤부터 다시 구직활동을 시작했으나 뜻대로 풀리지는 않았다. 이력서를 넣으면 대부분 떨어지고 몇 군데는 서류합격을 했지만 면접에서 탈락했다. 지원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수도권에 위치한 탓에 서류합격을 하더라도 면접 보러 오르내리는 교통비가 만만찮았다.

 

점점 마음이 다급해지던 중 한 매체에 합격했다. 2014년의 막바지인 12월이었다. 합격한 매체는 서울에 있는 인터넷 경제신문.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당 매체에 대해 알아봤더니 IT제품에 대한 소식과 함께 기업분석 등이 주를 이뤘다. 구직활동으로 지쳐가던 시기라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함께 합격한 10명의 미생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첫 과제는 기업에서 보내온 보도 자료를 스트레이트 기사로 옮기는 것이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주고 곧바로 실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10명이 같은 보도 자료를 가지고 기사를 작성하며 서로의 글을 살피는 식으로 진행됐다. 다음 날부터는 두 명이서 한 자료를 맡았다. 10, 15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그 시간 내에 글을 완성해야 했다. 틀린 부분을 지적하면서 회사에서 쓰이는 표현 등을 숙지시키는 과정이었다.

 

회사에 입사하고 2주 차부터 검색어 기사’(어뷰징)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중 상위권을 차지하는 키워드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용하는 키워드 대부분이 네이버 인기검색어였고 그중 일부가 다음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정보를 기사로 써 기사 클릭 수(사이트 방문자 수)를 늘리는 게 목적이다.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핫토픽 키워드.


함께 뽑힌 인턴 중에는 언론사 경력이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검색어 기사를 경험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경험은커녕 구체적인 정보조차 없는 상태였다. 나 역시 어뷰징이라는 단어로 짐작했을 때 같은 기사를 조금씩 바꿔서 계속 노출하는 것정도로만 인지했다.

 

이런 초짜들에게 선배는 여러 가지 팁을 던져줬다. 검색어 키워드로 기사를 쓰되 타 언론사들과는 다른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라거나 검색어의 단어는 4~5회 이상 반복해서 쓰라는 것. 그리고 내용은 크게 중요치 않으니 제목을 잘 뽑으라는 내용이었다. 거기에 이런 검색어 기사는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제목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단어를 4~5회 이상 반복하라는 거나 내용이 중요치 않다는 게 의아했다. 자극적인 제목이라는 것에도 애매했다. 경제기사에서 자극적인 내용이라니. ‘삼성, 네이버 인수 시도하다따위의 과장된 표현인가 싶었다.

 

그런데 웬걸. 인터넷 경제신문사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연예 관련 소식을 다루고 있었다. 온통 몸매가 어쩌니, 입었니 벗었니 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떠나 경제 매체에서 이런 걸 써도 되는 건가?’라는 의문부터 먼저 들었다.

 

실습에 들어갈 무렵, 탤런트 클라라와 연예기획사 폴라리스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었다. ‘클라라폴라리스등 여러 가지 키워드들이 검색어 순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대한 기사를 쓰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처음부터 막혔다. 클라라가 누군지 모르는데 클라라를 가지고 15분 안에 기사를 쓰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선배에게 글의 내용은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질문을 했고, 선배는 내용은 안 중요하니 대충 적거나 베껴오라고 대답했다. 최근 거 말고 예전에 다른 언론사에서 낸 기사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문체만 바꾸면 된다고. 제목과 내용이 어느 정도 일치할 수 있도록 꾸미기만 하면 된다고.

 

내용의 문제가 꺼림칙하게 넘어가고 나서는 제목선정이 어려웠다. ‘클라라와 폴라리스, 법적 분쟁같은 평범한 제목을 붙였다가 호되게 혼났다. 몇 차례 선배가 원하는 기준점을 넘지 못해 종일 욕만 먹다가 1시간 만에 클라라, 속옷만 걸친 채 소파에서라는 제목을 달았다. 과거에 클라라가 찍은 화보를 보면서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글은 조회수 25000을 넘어 그날 가장 많이 읽힌 기사가 됐다.



열흘쯤 검색어 기사를 쓰면서 알게 됐다. 유명인사에 대한 글, 특히 노출이 많은 사진을 포함한 글을 쓴다면 많이 읽힌다는 것을. 실시간 검색어도 무의미했다. 아이유, 수지, 전지현 등. 많은 사람들이 찾고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소식을 올리면 그 자체만으로 어느 정도의 클릭 수가 보장됐다. 거기에 야시시한 사진이 함께한다면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였다. 나중에는 처음에 고생했던 제목 달기도 어렵지 않았다. 노출이 많은, 화보 등의 사진과 그 모습을 묘사한 제목이면 되니까.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가수 수지(miss A 소속)가 탄산음료 CF를 촬영한 적이 있다. CF는 물이 쏟아지는 클럽 풍의 배경에 수지가 흠뻑 젖어가며 춤을 추는 내용이다.


 

수지를 키워드로 쓸 때 이 CF 영상의 한 장면을 캡처해서 쓴다. 그리고 제목으로는 <수지, 국민 여동생에서 여인으로><수지, 흠뻑 젖은 채 남성에게 같이”> 정도로만 달아도 성공이다. 이 성공이 누구를 위한 성공인지, 옳은 것인지의 문제는 논외로 하고서 말이다.

 

이렇게 작성된 기사들은 기자의 바이라인이 달리는 게 아니라 뉴스팀이나 인터넷팀등으로 나가게 된다. 종래에는 이것마저도 바뀌어 회사에 없는 사람의 이름을 기자명으로 작성했다. 어째서 본인의 바이라인을 달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언론인으로서의 자존심인지, 복잡한 책임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인지.





2015/05/29 - [후기] - 메이저 언론 낚시기사 알바 체험 해봤더니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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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을 만들기라는 무모하고 공허한 선동적 구호부터 고치는 게 좋을 것이다. 마을은 만드는 게아니라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대안마을>의 머리말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는 저자가 책을 통해 어떤 말을 할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자 정기석은 말단 은행원, 비민주노조 간부, 군소언론 기자, 소호벤처 경영자, 영세출판사 기획자 등 다양한 일들을 해왔다. 도시민으로 지은 죄가 다양하다며 도시를 떠나 마을로 떠난 그는 이를 두고 자발적 유배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마을시민과 마을기업이 없는 마을은 마을 만들기를 하면 안 된다며, 무분별한 마을공동체 사업 지원을 경계한다. 농사짓는 농민들뿐만 아니라 기획·교육·마케팅·영업 등, 여러 도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사람 사는 대안마을>1부 농사로 일구는 경제마을에 소개되는 친환경 노장마을, 하늘소마을 농식품 공장마을, 금원산부각마을 조합형 시장마을, 배바우골 도농간 공원마을, 달오름마을 농촌형 기업마을, 공근봉화영농조합 등이 있다.

 

2부 사람을 배우는 교육마을에서는 대안적 학교마을, 소호고헌산영농조합 지역형 연구마을, 충남교육연구소 동아리 학습마을, 서강평생학습마을 체험형 수련마을, 어멍아방잔치마을 공동체 사업마을, 한드미유통영농조합 등이 있다.

 

3부 놀이로 일하는 문화마을에는 신문화 전원마을, 백화전원마을 농촌형 축제마을, 알프스마을 도시농 카페마을, 화사한 꿈틀이 영화인 극장마을, 마을영화 슬로 전통마을, 창평슬로시티 등과 4부 자연과 사귀는 생태마을의 귀농인 명상마을, 선애빌 대안적 기술마을, 대안기술센터 다문화 협업마을, 누리마을빵카페 에너지 자립마을, 중급영농조합 휴양형 치유마을, 안덕파워영농조합 등 총 20곳의 지역공동체마을을 소개한다.

 

 

현장의 교육 실천으로는 장기적 전망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어요. 마침 주변에 생각이 같은 교사들이 많았고요. 여기에 현장교육을 갈구하던 충남지역 대학교수, 연구자들이 힘을 보탰죠. 하지만 처음부터 지역운동의 거창한 포부를 내세웠던 건 아니었어요. 서산, 공주 등의 마을에서 마을 주민으로 살면서, 지역에서 지역공동체 구성원으로 지역 현안들과 부대끼면서 서서히 깨친 거죠.” - 91~92p, 공주 봉현리의 충남교육연구소

 

조성희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충남교육연구소는 2008년 예비사회적기업, 2010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문화전문 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무척이나 반갑다. 지역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기 때문. 마을의 어르신들을 강사로 모시거나, 현장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함께 성장한다는 말이 적절하게 느껴진다.

 

<사람 사는 대안마을>은 마을공동체 사업을 장려하면서도 이를 경계하고 있다. 저자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귀농 환상을 깨고, 도시민들과 농민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농촌 마을을 추구한다.

 

자연히 마을공동체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마을공동체 사업에서 갖춰야 하는 내용들이 책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귀농에 관심이 있는 이들도 읽어볼만 하다. 자신이 귀농을 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사람 사는 대안마을

저자
정기석 지음
출판사
피플파워 | 2014-10-1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사람이 사는 대안마을]은 마을을 좋아해서 마을을 연구하는 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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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잘 만드는 사람>은 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 저자가 2012년에 발행했다저자는 1000명이 넘는 인물을 인터뷰 하면서 한국기록원에서 주최하는 제1회 대한민국 기록문화 대상을 수상한 인터뷰 매니아그가 인터뷰를 하는 이유와 걸어온 길노하우 등을 기록한 게 이 책이다.

 

저자는 1983년 대전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서울신문스포츠서울세계일보경향신문 편집기자 생활을 했다책을 통해 신문기자 생활 20년 중 10년을 취재와 전혀 무관한 편집부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그는 글쓰기가 두려웠다고 말한다그러다 경향닷컴의 뉴스팀장으로 발령 나면서 첫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면서 인터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인터뷰 잘 만드는 사람>는 머리말과 6개의 챕터부록으로 구성됐다저자는 머리말에서 책을 쓰게 된 동기를 밝히면서 인터뷰의 중요성을 주장한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도가 높아졌으며 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인터뷰와 글쓰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6개의 챕터에서는 저자 본인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인터뷰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단계적으로 밝혔다. 1챕터 인터뷰 비결은 의외로 쉽다에서는 인터뷰가 어렵고 두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2챕터 인터뷰 달인되기에서는 인터뷰의 기사쓰기에 초점을 맞춘다. 3챕터 성공실전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을 발굴하고 섭외하는 내용을, 4챕터 인터뷰를 잘해야 성공하는 시대에서는 인터뷰가 언론의 영역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5챕터 글쓰기와 화술은 필수 스펙이다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정리했고 6챕터 인터뷰 글쓰기 실전사례는 저자의 기사 11개를 소개하고 있다부록에서는 저자가 인터뷰한 인물 리스트와 지역 언론 3년차 미만 기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 내용이 옮겨져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인터뷰 또한 준비한 만큼 보인다따라서 철저한 사전 준비는 인터뷰의 질을 좌우한다관련기사 검색과 인물탐구는 기본이다또한 인터뷰하는 순간 또한 긴장의 연속이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터뷰이의 마음을 파고들어 핵심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내야 한다.” - 40p

 

인터뷰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인터뷰 기사는 준비가 70%이다인터뷰 준비를 철저히 할수록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인터뷰 준비단계로 먼저 누구를 인터뷰할지 인터뷰 성격에 맞는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대상자를 선정했다고 해서 모두 인터뷰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 61p

 

저자가 말하는 인터뷰 잘하는 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인터뷰는 그 사람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가는 것이 맞다하지만 그 정보는 어디까지나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정보여야 한다그러한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진 채 인터뷰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고공감과 반성을 하게 하는 이유다.

 

인터뷰라는 한 분야에 매진해서 독보적인 활동량을 보이고 있는 김명수 저자책에 본인의 경험을 쓰면서 인터뷰를 잘 하는 법에 대해 정리했다아쉬움도 있다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책상에서 해박한 지식으로 머리만 굴려서 쓴 이론서가 아니라 현장 냄새 풀풀 나는 체험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현장 냄새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현장 냄새 풀풀 나는 체험서라는 목적이 잘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인터뷰를 많이 한 인물인 만큼 그 노하우는 인터뷰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터뷰 잘 만드는 사람

저자
김명수 지음
출판사
중앙생활사 | 2012-05-22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설득과 소통의 달인이 전수하는 성공 노하우! 성공한 사람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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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은 지역기자인 저자가 만난 인터뷰이 12명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이들은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둔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드러낼) 이들로서,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속 이야기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 책을 낸 김주완 저자는 현재 경남도민일보에 몸담고 있다. 1990년부터 지역신문 기자로 생활해온 인물이다. 경남도민일보의 구주모 사장은 그를 두고 김주완 국장은 일선 기자 시절부터 유독 인물에 관심이 많았다. 그것도 단순한 캐릭터 분석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이 지닌 삶의 궤적’-요즘 말로 하자면 인물 스토리텔링-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데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평가한다. 유독 인물에 대한 욕심이 많은 그가 지역에서 괄목할만한 활동을 하는 이들을 찾아 인터뷰했다.

 

 

책은 열두 명의 인터뷰를 한 책으로 엮어서 구성됐다. 강기갑 전 국회의원 강민아 진주시의원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고영진 전 경남도교육감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인권운동가 송정문 이재욱 전 노키아티엠씨 회장 인간문화재 조순자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눈에 띌 만한 행보를 이어온 이들이다.

 

이야기를 자연스레 털어놓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는 세간에 알려진 그들의 업적이 아니라 그들, 인터뷰이 자체를 파고든다. 정치가 강기갑이 아닌, 대기업 CEO 강병중이 아닌 인간 강기갑, 강병중을 살피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성공한 사람 10명을 인터뷰하면 성공한 사람 10명의 머리로 움직이는 사람이 된다. 10명의 성공 노하우가 담긴 책을 읽으면 그들의 성공 노하우가 나의 경쟁력이 된다.” - 10p

 

책의 머리말에 나오는, 10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김명수 인터뷰 전문기자의 말이다. 이 말처럼,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은 유명 인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보는 데에도 유용하겠지만, 그들의 삶을 살펴보는데 가장 적합하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소개된 만큼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자신이 아는 그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살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경남지역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지역에서 어떤 인물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볼 수도 있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도 좋지만, 많은 독자들이 이들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열두 고집을 통해 자신만의 고집(철학)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만나고 듣고 읽는 모든 게 그 사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

저자
김주완 지음
출판사
피플파워 | 2014-03-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유명하기에 오히려 잘 몰랐던 그들의 인생 비하인드 스토리경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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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 송건호그는 한겨레신문을 창간한 한국의 언론인이다. 1926년 9월 27충북 옥천군에서 3남 5녀 중 2남으로 태어난 그는 1953년 대한통신사 외신부 기자를 시작으로 <조선일보>, <한국일보>, <경한신문등을 거쳤다. 1969년 <동아일보>로 옮겨 1974년에 편집국장이 됐다그해 10월 동아·조선 기자들의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시작으로 일선 기자들의 언론 자유 수호 투쟁이 본격화 하면서 기자들을 대거 해직했는데송건호 선생은 이에 항의하며 취임 1년 만인 1975년에 편집국장직을 사임했다.

 

해직기자의 대부한국 언론의 사표민족지성 등송건호 선생을 부르는 별칭은 많다저자 김삼웅은 이런 송건호 선생의 일생을 추적하면서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했다김삼웅 저자는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제주4.3사건희생자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위원 활동 등일 한 인물이다.

 

2011년에 출간된 이 책에 대해 저자는 현 정부 들어 기회주의 언론인이 회사 이익을 위해 정부 입맛에 맞춰 기사를 쓰던 독재정권 때의 버릇이 다시 나오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평전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현직에 종사하는 기자들과 정부 및 관련단체에게 잘 좀 해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책은 여는 글과 프롤로그송건호 선생의 일생을 좇는 8개 장과 닫는 글로 구성됐다여는 글에서는 저자가 글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서 밝히고 있으며 프롤로그를 통해 송건호 선생에 대한 대략적인 평가와 그의 말을 정리했다본문 8장은 각 파트별로 송건호 선생의 지나온 길을 다룬다.

 

1. 민족의 암흑기에 태어나 성장하다

2. ‘언론독립군으로서 언론인 본연의 책무를 외치다

3. 오로지 언론에 살고 언론에 죽는 나는 언론인이다

4. 고단하고 험난한 단재의 길을 가다

5, 현대사를 연구하며 지식인의 책무를 다하다

6. 암흑천지 속에서 민족과 통일의 희망을 구하다

7. ‘피투성이 희망을 부여안고 광야로 나서다

8. 민주·민족·독립언론 창달의 밑거름이 되다

 

 

언론()의 책무는 사실을 보도하고 진실을 드러내며 시시비비를 엄정하게 가리는 일일진대 그 책무를 저버렸다면 이미 언론()이 아니라 협잡꾼에 불과하다.” - 22p

 

책을 통해 송건호 선생의 숱한 업적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해직기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거나 독재정권 당시 입각 제의가 들어왔지만 거절한 일해직 시절에는 지식인으로서 <민족지성의 탐구등 현대사 연구서를 내기도 한 일 등하나하나가 귀한 업적들이다그리고 이를 한데 묶어 그의 모습을 정의하는 데 위의 문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언론의 본질을 이야기하면서 언론과 언론인이 스스로 자성할 것을 요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국민들로부터 기자가 아니라 기레기로 불리는 지금에서일까이 말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곡필이 그 자신이 결코 곡필이라고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곡필일수록 대국을 논하고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고 때로는 민족주의와 헌법과 사회의 안녕질서와 반공을 내세우기를 잘 한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곡필도 사회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그 근거란 바로 반민주 부패권력이다곡필이 지식인 사회에서 그처럼 타기의 대상이면서도 곡필이 현실적으로 언제나 우세를 차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곡필이 사회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볼 때 현실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곡필도 논리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곡필을 경계해야 할 가장 큰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 107~108p, 송건호 선생의 <곡필언론사중 일부

 

송건호 선생은 곡필(사실을 바른대로 쓰지 아니하고 왜곡하여 쓰는 것)을 크게 경계했다저자는 언론인이나 지식인이라면 당연히 정론직필만 쓰는 줄 알았다그런데 청암의 글을 통해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의 추악한 뒷모습을 알게 되면서 정론과 곡필에 관심을 가지고 그에 천착했다고 말한다현재의 언론()들이 곡필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라면서 말이다.

 

 

송건호 선생은 한국 언론에서 빼놓을 수 없는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인물이다자연히 언론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이외의 '바른 삶'을 살아야 할 의무가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좋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성 언론인들에게 권하고 싶다사람은 교육과 환경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며언론 조직은 대부분 기성 언론인의 성향이 곧 그 조직을 결정하게 된다는 사견이다언론을 지망하거나 몇 년 되지 않은 기자들에게는 예방의 차원이 되겠지만기성 언론()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송건호 평전

저자
김삼웅 지음
출판사
책보세 | 2011-11-2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이 책은 청암 송건호 서거 10주기를 기념하며 그의 정론정신을 ...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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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모 사장님의 인삿말.


행사장 내부.


유공자 표창, 박용호 부장님.


유공자 선배님들.


떡자르기.


행사장 내부2.


행사 진행 중.


건배사 1.


건배사2.


건배사3.


행사 마침을 알리는 구주모 사장님.




행사 이후 뷔페식 점심이 있었고, 밥 먹는 사진도 찍었어야 하는데….


고기에 정신이 팔려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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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풍운아 채현국 - 김주완 기록


"노인들이 저 모양인걸 잘 봐두어라"


<풍운아 채현국>의 주인공인 채현국(79) 어르신은 한때 개인 소득세 납부액이 전국에서 열 손가락에 들었던 거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소득도 없는 신용불량자. 학원의 이사장이라고는 하지만 별다른 재산 없이 소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울의 오래된 주택이 있으나 양산 개운중학교 뒤편의 햇볕도 들지 않는 작은 골방에서 침대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그. 거부에서 신용불량자까지, 그의 삶이 궁금하다.

 


세상에서 채현국 어르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2014년 초 <한겨레>에 채현국 어르신의 인터뷰가 실리면서다. 이 인터뷰는 기사를 통해, 그리고 SNS로 확산되며 큰 파급력을 보였다.

 

이에 <풍운아 채현국>의 저자인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는 지역신문 기자로서 부끄러웠다. 내가 사는 이곳 경남 양산에 계시는 어른이 내 게으름 탓에 서울 매체를 통해 먼저 알려진 것이다며 반성하고, 채현국 어르신의 삶을 탐구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밝혔다. 인물 스토리텔링에 큰 관심을 보인 저자는 <열두 명의 고집 인생>으로 인터뷰를 한 이들의 삶을 책으로 묶어 낸 바 있다.

 

절대 훌륭한 어른이나 근사한 사람으로 그리지 말 것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한 채현국 어르신. 그렇게 저자는 총 네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마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6~7시간 이어졌다고 한다. 인터뷰를 묶어 탄생한 <풍운아 채현국>에는 그의 삶이 녹아져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눠져 있다. ‘1부 아버지 채기엽과 탄광사업 합류’, ‘2부 사업 성공과 정리, 친구들이 남았다’, ‘3부 비틀거리며 왔지만 그래도 수지맞은 삶’. 채현국 어르신의 삶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고도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어르신의 아버지인 채기엽 선생에 대한 조명과 어르신의 유년기, 학창시절과 구직활동을 했던 때를 그리고 있다.

 

채기엽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8년 상해까지 건너가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을 통해 독립투사들에게 원조를 한 어른이다. 귀국 후에는 무역이나 연탄공장을 차리는 등의 활동을 하다 흥국탄광을 건립해 굴지의 대광업가가 됐다.

 

채현국 어르신은 살 무렵에 아버지인 채기엽 선생이 떠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가난한 시절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라 어떻게든 버텼다는 어르신. 형님의 자살 등 아프지만 시간이 지났기에 담담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현재 마산에 위치한 경남대학교에 대한 일화도 담겨져 있다. 채현국 어르신은 흥국재단이 인수하고, 학내 문제 때문에 학교를 국립으로 만들기 위해 당시 문교부 장관이었던 문홍주 장관에게 넘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는 피스톨 박으로 유명한 박종규 씨에게 넘어갔다.

 

 

2부에서는 본격적인 사업가채현국과 사업을 정리했던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한 채현국 어르신은 탄광업을 시작으로 조선소, 농장, 해운, 화학, 목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다. 아버지가 여러 사업들을 기획하고, 그 사업들을 채현국 어르신이 맡아 운영했다고 전한다. 이때의 사업들을 정리하지 않고 계속했다면 지금의 삼성, 현대처럼 큰 재벌이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번창하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함께 일을 하던 이들에게 모두 나눠주는 파격적인 일을 감행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당시 박정희 정권과 유착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하기 힘든 상황에 봉착했다고 정리하고 있다. 부인 되시는 분과의 로맨스도 간략하게나마 담겨있다.

 

 

3부는 어르신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인간 채현국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업을 정리하면서 주식까지 모두 나눠줬다는 어르신은 보증을 섰다가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말한다. 주식을 모두 처분했음에도 이름과 직책만은 그대로 있어 달라는 부하 직원의 요청을 들어준 채현국 어르신. 은행에서 어르신의 이름을 대 돈을 빌렸다가 결국엔 회사가 부도나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채현국 어르신은 신문·방송을 보지 않는다. “모든 신문에 공개되는 뉴스는 우리들의 사고방식을 조작하기 위해서이지 아닌 것은 뉴스에 내보낼 수가 없게 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래서 그 때부터 아예 신문을 끊었지.” 라는 대목이 있다. 전두환 정부 등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것을 알고 나서는 언론을 신뢰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다르거나 말거나 다 탄광에서 벌어서 나온 건데. 그런 이치를 따지면 남 못 돌려줘요. 몫도 한 몫만 먹고 두 몫 안 먹는 이유가 그랬어요. 나도 따로 한 몫하고 싶었지만, 그러다보면 못주게 됩니다. 하하.”

 

돈 버는 게 악이라는 게 아니고 돈 버는 것만이 가치라고 여기게끔 만드는 것이 악이라는 겁니다.”

 

다양한 가치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회.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는 계산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현재 사회에서 가치를 판단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척도가 되는 것은 일 것이다. 채현국 어르신의 말씀을 잘못 받아들이면 돈이 가지고 있는 가치 자체를 부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재화가 가치고 있는, 물질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최고로만 여기는 사람들의, 사회의 인식을 경계하고 있다. 내가 그만큼의 재산을 가졌더라면, 어르신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을까, 싶은 고민에 빠진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틀림과 다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틀리다는 말도 없다. 다른 게 있을 뿐이다. 정답은 없다. 해답이 있을 뿐이다.” 무척이나 공감한다.


 

누가 읽더라도 좋은 책이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 사회를 비판하는 적합한 사례가 될 수 있으니까. 어린 분들이 본다면 예방을, 나이든 분들이 본다면 반성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추천할만한 누군가를 굳이 고르라면 어른이 되어가는 30대의 분들께 권하고 싶다. 20세를 넘으면 성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미숙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두는, 그리고 앞으로 사회의 주축이 되어 활동할 30대의 분들이 채현국 어르신의 말씀을 접했으면 한다.

 

도서출판 <피플파워>, 12,000


풍운아 채현국 - 10점
김주완 지음/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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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할 때 개인적인 생각을 강조·나열하는 버릇이 있다. 이런 버릇은 글로 사람들과 만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기사’를 써야하지만 ‘논설문’처럼 개인적인 주장글이 되버리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서평’을 작성해야 하지만 ‘독후감’을 작성하기도 했다. 서평과 독후감을 명확하게 구분 짓지 못한 것과 다른 서평을 소홀히 봤기 때문이다.


독후감과 서평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독후감(讀後感)이란 한자어 자체를 풀이해보면, ‘책을 읽은 감상’ 정도가 된다. 주관적인 감상이 주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서평(書評)은 책에 대한 평가를 다룬 글이다. 객관적인 도서 정보와 비평의 기능을 동시에 담는 것이 특징이다. 보다 간단히 정의하면 “책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에 자신의 느낌과 평가를 덧붙이는 글” 정도가 된다. - 네이버 블로그 「글쓰는 도넛」, [서평잘쓰는법] ⓷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


서평은 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담고,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줄거리의 나열이나 요약본이 아니고, 개인의 ‘감상’을 말하는 독후감도 아니다. 서평을 읽는 독자들이 이 책에 대해 궁금한 것, 이 책을 독자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 등을 분명하게 언급하는 게 서평의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정리해봤다.


첫 번째, 글쓰기는 읽는 이의 입장에서 써야한다. 본인이 많은 정보·지식을 알고 있더라도 읽는 이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이를 위해선 객관적 사실을 전한 뒤 개인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쉽게 풀어쓴 표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 글에 있어서 ‘제목’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특히나 인터넷에서의 글은 제목을 통해 읽혀지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읽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제목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글의 내용이나 주제를 함축하는 제목이라면 더 좋다. 물론 제목을 통한 ‘낚시성’ 글은 경계해야 한다.


세 번째, 글의 도입이 재밌어야 한다. 처음부터 재미없는 글은 읽히지 않는다. 후반부에 좋은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외면되기 십상이. 기본을 지키되 지루하지 않는, 매력적인 첫 문단을 작성해야 한다.


책에 대한 객관적인 요소는 책 제목, 저자명, 저자의 이력, 도서 분야(장르), 출판사명, 출간년도, 작품 배경, 출간 경위 등이다. 신문에서 책을 소개하는 북섹션 기사들은 이런 내용을 소개한다고 한다.


그간의 글이 사적인 독후감이었음을 인지하고, 이후 서평 작성에 있어서 위의 사항에 맞추어 글을 작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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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를 읽고 독후감을 작성했었다첫 독후감은 책의 전체적인 내용과 개인적인 포부를 드러냈었다막연한 앞으로의 다짐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리고 한 달하고 조금 더 지나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의 서평을 작성한다


2007년에 출간된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됐고 저자는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다. 지방에 있는 언론사들의 현 모습과 저자가 몸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의 과제를 풀어놓고 있다.  창간부터 지금까지 쭉 경남도민일보에 몸담고 있는 저자는 책을 통해 언론이 가지고 있는 악폐습을 고발하고, 언론윤리가 바로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1. 내가 받은 촌지

2. 독점 깨진 서울 기자실

3. 연고와 인맥이라는 '괴물'

4. 똥인지, 된장인지 가려주는 보도

5. 지방분권사회와 그 적들

6. 조선일보 물먹인 객원기자

7. 동네신문에서 일하는 즐거움

8. 지역신문을 위한 십계명


책은 도입부부터 민감한 사항인 '촌지'를 다룬다. 저자도 촌지를 받은 적이 있으며, 언론계에서는 이러한 행태가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외에도 △기자실 문제 △왜곡보도의 사례 △선거보도의 문제점 △지방행정·지방분권·시민운동의 한계 △서울지역 언론의 지역보도행태 비판 등, 고쳐야 할 언론의 부족한 모습 등을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촌지를 받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제시한다기사에 영향이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촌지를 받았다가 그 사람에 대한 비판기사를 쓰기가 어려웠다는, 직접 경험한 사례를 털어놓았다.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우러난 말이다. 그 의도가 어떻든 간에 누군가에게 도움·사례를 받는다면그 사람(혹은 조직)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쓰기가 어렵다고 전한다. 기자도 사람이니까.


1장의 19~21페이지 '촌지 받는 사람의 방어기제'에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전하는 작은 정성까지 마다하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거나 "요즘은 선물이나 촌지를 받는 교사들이 거의 없으며, 혹 있다 해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이를  '방어기제'라는 정신분석 용어를 사용하며 비판한다. 결국은 촌지를 받는 이들의 자기변명이라는 것이다.


물론 촌지만이 기사를 작성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연고'나 '인맥'을 경계하고 있다. 학연·지연 등이 바른 기사 작성에 영향을 미친다. 책에서도 학연으로 뭉쳐진 대학의 '언론동문회'에 대해서 지적하기도 한다.


"연고주의를 배격하자면서도 「경남도민일보」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는 동창회나 향우회 소식이 매일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언론인들이 참석하는 각 대학의 '언론동문회' 소식은 사진까지 빠지지 않는다. 새해에는 이것부터 확 없애버리면 어떨까." -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87쪽


책을 통해 저자는 언론, 기자는 주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적'을 촌지나 연고, 그리고 세습되어 온 문제점들(기자실 문제, 서울 중심의 언론 등)이라고 지적한다. 



2007년에 출간된 책의 내용은 아직까지도 유용하다. 어찌보면 안타깝다고도 생각한다. 과거부터 문제시 되었던 사안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니까. 좋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마음 한편이 무거워지는 게 사실이다.


언론윤리, 기자윤리를 공고히 하는 것. 언론사와 기자로서 가장 기본이다. 

Posted by 개척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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